설악산 산양 “눈 때문에 못살아”
입력 2010-03-16 18:48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최근 설악산에 내린 때늦은 폭설로 인해 고립된 채 탈진 상태에 있던 멸종위기종 1급 야생동물인 산양 4마리를 구조해 보호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소속 연구원 2명은 지난달 설악산 산양 서식지에서 암컷 2마리(3년생, 4년생)와 수컷 2마리(3년생, 5년생)를 구조했다. 산양들은 구조 당시 2m 이상 쌓인 눈 때문에 탈진 상태였다.
구조된 산양들은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설악산 보호시설에서 점차 안정을 되찾고 있다. 복원센터는 산양들의 건강이 회복되는 대로 자연적응 훈련을 거쳐 서식지에 되돌려 보내기로 했다.
산양은 주로 산악지대의 깊은 계곡과 절벽에서 천적을 피해 살아간다. 겨울에는 숲 바닥에 떨어진 열매나 나무뿌리를 갉아 먹으며 버티는데, 폭설로 눈이 많이 쌓이게 되면 먹이를 찾지 못하고 이동이 어려워 탈진해 죽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에는 백두대간 북부인 설악산∼월악산 지역에 산양 700∼800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설악산에는 약 100마리가 살고 있다.
임항 환경전문기자 hngl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