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파랑·노랑… 알록달록 화려해진 산행길
입력 2010-03-16 17:33
산에는 벌써 울긋불긋 꽃이 피고 있다. 아직 쌀쌀한데 개나리 진달래가 벌써 피었냐고? 아니다. 검정색 위주였던 등산복에 오렌지 엘로우 퍼플 블루 등 선명하고 산뜻한 색상이 더해지면서 등산로가 화사해졌다.
라푸마는 고어텍스 재킷을 빨강 노랑 파랑 원색으로 내놓았다. K2는 배낭도 노랑 등 원색을 썼다.
알록달록해진 아웃도어 웨어가 산에 갈 때만 입는 옷이라고 생각하면 모바일폰이 전화걸 때만 쓰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라푸마 이주영 디자인실장은 “올봄 아웃도어웨어는 제품 라인이 확대되고 각 라인의 특성이 눈에 띄게 강화된 것이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흡습 고기능성 의류의 장점과 편리성에 멋스러운 디자인까지 더해지면서 등산뿐만 아니라 골프 조깅 등을 즐길 수 있는 제품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특히 자전거를 즐기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바이크 라인을 새로 내놓는 브랜드들이 많다. K2의 ‘액티브 라인’, 컬럼비아의 ‘커뮤트 라인’ 등은 실리콘 밴드, 엉덩이 패드, 뒷면 기장 연장 등 기능성을 강화한 바이크라인들이다.
아웃도어 의류가 한결 가벼워진 것도 반가운 소식. 예년보다 더욱 가벼운 소재를 개발하고, 흡습속건 기능에 중점을 둬 땀 때문에 느껴지는 무게감을 줄인 제품 출시가 늘어날 전망이다. 등산재킷이 70g, 중형배낭(33ℓ)이 900g밖에 나가지 않는 초경량 제품들이 나와 있다.
흡습속건 기능이 강화된 소재는 예전에는 착용감이 떨어지는 편이었지만 올봄에는 첨단기술로 표면을 부드럽게 가공해 착용감도 좋아졌다. 또한 각 소재들의 장점만을 모은 하이브리드 제품도 많이 나오고 있다. 티셔츠에 주로 쓰이는 나일론 소재와 재킷에 주로 쓰던 폴리에스테르 소재를 접목한 재킷, 팬츠에 티셔츠 소재를 섞은 팬츠 등이다. 이들 제품은 한가지 소재로 만든 것보다 활동성이 높다.
아웃도어 스포츠를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등산복 등 아웃도어 웨어도 일반 의류처럼 사이즈, 패턴, 디자인이 다양해져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도 올봄의 특징. 팬츠는 일반형, 밑위 길이가 긴 바지, 슬림형 디자인까지 원하는 스타일에 맞춰 사이즈가 나와 있어 몸과 마음에 맞는 것을 고를 수 있다.
등산화도 다기능시대다. 산을 오를 때만 등산화를 신던 시대는 지났다. K2 서정민 신발기획팀장은 “올 시즌 등산화는 가벼운 산행뿐만 아니라 워킹화나 일상화로 활용할 수 있는 멀티 스타일로 나와 있다”고 말했다. 등산화도 경량소재로 만들어 가벼워졌다. 런닝화에 주로 쓰이는 메쉬(그물망) 원단이나 인조가죽 소재를 접목해 신기 편하면서도 가벼운 신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379g밖에 나가지 않는 초경량 등산화도 등장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다. 아무리 최첨단소재의 최신유행 등산복을 준비했다고 해도 잘 활용하지 못하면 그림의 떡이다. 등산전문가 원종민씨는 “봄철 산행 때는 가고자 하는 산에서 벌어질 수 있는 기상의 최악의 조건을 예상하고 준비해야 한다”면서 “예비 보온옷과 바라클라바 등 보온용 소품도 꼭 챙겨가라”고 당부했다.
산행옷을 준비할 때 면은 절대 금물이다. 땀을 흡수한 뒤 잘 마르지 않아 체온유지가 어렵기 때문이다. 또 요즘처럼 평지와 산 정상의 기온 차가 클 때는 얇은 옷을 여러 벌 준비해 기온에 따라 벗었다 입었다 하는 것이 좋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