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나비 저작·번역상 정재정씨 “교토 통해 한-일 교류의 역사 들여다봤죠”

입력 2010-03-16 18:03


“교토는 고대부터 한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일본의 천년고도(千年古都)입니다. 한·일 간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고, 양국이 동반자 관계를 다져가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생각에서 쓴 책인데 좋은 평가를 받아 기쁩니다.”

‘교토에서 본 한일통사’(효형출판, 2007)로 제3회 일본국제교류기금 보라나비저작·번역상을 수상한 정재정(59)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은 16일 이렇게 수상 소감을 밝혔다.

보라나비저작·번역상은 일본국제교류기금이 일본의 문화와 사회에 대한 이해에 도움이 되는 우수한 저작과 활약이 기대되는 저작가 및 번역가를 응원하기 위해 2007년 제정됐으며 상장과 함께 1000만원이 수여된다. 수상작은 일본의 교토(京都)라는 공간을 통해 고대부터 현대까지 한·일관계의 역사를 들여다본 개설서이자 기행서다.

서울시립대 국사학과 교수로 한일관계사학회장 등을 지낸 정 이사장은 “2005년 3월부터 1년간 교환교수로 교토에 머물 때 구석구석을 누비며 그곳에 배어있는 역사의 흔적을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교토는 794년부터 1869년까지 1000년 넘게 일본의 수도였던 만큼 고대부터 현대까지 한일 간 교류의 역사를 증언하는 유적과 유물들이 무수히 널려 있다.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위세를 내외에 과시하기 위해 대대적인 개조에 나섰던 곳이고, 임란 후 끌려간 조선의 유학자들이 주자학을 전파한 지역이기도 하다. 한일강제병합 때 식민지 원흉들이 남긴 별장 등 대한제국 멸망과 관련된 유적들도 있고, 윤동주 정지용 등 우리 유학생들의 애환이 어려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한국정부와 재일동포의 연대로 지켜낸 재일동포 집단 거주지 우토로가 있는 곳도 교토다.

정 이사장은 “한반도와 일본의 관계를 제대로 알려면 교토라는 창을 통해서 들여다봐야 할 정도 교토는 한·일 교류사에서 매우 중요한 곳”이라고 말했다.

“교토는 고색창연한 역사문화도시이면서도 노벨상 과학자들을 다수 배출한 교토대학과 닌텐도 등 세계 최첨단 기업의 본사가 있는 곳이지요. 역사의 힘을 빌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가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정신을 가장 잘 보여주는 도시이기도 합니다. 제 졸저가 한국인과 일본인들이 한일관계의 역사를 깊이 성찰하고 상생의 역사 인식을 모색하는 데 디딤돌이 되길 바랍니다.”

라동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