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부모, 이혼 확률 높아”

입력 2010-03-16 13:12

쌍둥이 자녀를 둔 부부는 그렇지 않은 부부에 비해 양육비 부담 등으로 이혼하게 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진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6일 영국 일간 더타임스 인터넷판에 따르면 영국 잉글랜드 소재 버밍엄 대학의 스티븐 맥케이 교수가 1만8천500 가구를 추적 조사한 결과 쌍둥이나 세쌍둥이를 둔 부부는 쌍둥이가 아닌 자녀 여럿을 둔 부부에 비해 이혼할 확률이 17%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쌍둥이 자녀를 양육하는 데 비용이 한꺼번에 들어가면서 재정적 부담이 상대적으로 늘어나 이혼 위험을 끌어올렸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실제로 쌍둥이를 낳은 뒤 양육비 부담 등으로 가정 재정 상황이 심각하게 악화됐다고 답한 부부는 3분의 2에 달해, 일반 부모 가운데 재정난에 빠졌다고 답한 비율 40% 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쌍둥이 자녀를 낳은 여성이 9달뒤 직장으로 복귀할 확률도 자녀 한명을 낳은 여성에 비해 20% 낮은 것으로 조사돼 양육비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쌍둥이 자녀를 낳은 부부가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고 경제적으로도 넉넉해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데 비교적 유리한 조건을 갖췄는데도 오히려 이혼율이 높은 것은 양육비 부담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으로 해석됐다.

쌍둥이를 낳은 커플이 결혼한 부부인 비율도 70%에 달했으며, 세쌍둥이를 둔 커플의 결혼 비율은 83%로 나타나 일반 부모의 결혼 비율 59% 보다 훨씬 높았다.

맥케이 교수는 "가정이 경제적 부담 같은 압박을 받을 때 이혼 위험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면서 쌍둥이 자녀를 둔 가정에 출산 보조금 같은 지원책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 쌍둥이 자매가 이혼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이들이 쌍둥이 언니나 동생에 의지하는 바람에 정신적 연대를 맺을 다른 상대를 찾기 어려울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시험관 수정(IVF)과 고령 출산이 늘면서 쌍둥이가 태어나는 비율도 1970년 100건당 1건 꼴에서 최근 65건당 1건 꼴로 잦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