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신울진 원전 1·2호기 낙찰

입력 2010-03-16 00:32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1년 가까이 끌어온 신울진 원전 1·2호기 입찰의 최종 시공사로 선정됐다. 하지만 탈락 업체들이 입찰 과정의 공정성을 문제 삼고 나서면서 후유증이 예상된다.

한국수력원자력은 15일 신울진 원전 1·2호기 입찰 결과 현대건설 컨소시엄을 주설비공사(건설공사) 낙찰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입찰 결과 현대건설은 1조909억원(예정가격 대비 81.4%)으로 응찰해 입찰금액적정성심사를 거쳐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현대건설(45%)을 대표사로 SK건설(30%)과 GS건설(25%)이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그간 풍부한 시공실적과 신울진 1·2호기와 동일형인 신고리 3·4호기 시공 경험을 활용, 140만㎾급의 신울진 1·2호기 시공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입찰에는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Q)를 통과한 현대건설 컨소시엄 외에도 대우건설 컨소시엄(두산중공업, 포스코), 삼성물산 컨소시엄(금호산업, 삼부토건), 대림산업 컨소시엄(동아건설, 삼환기업) 등 4곳이 각축을 벌였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수출이 성사된 한국형 원자로인 APR1400 모델이 사용되는 신울진 1·2호기는 다음달부터 착공에 들어가 2016년 6월과 2017년 4월에 각각 준공될 예정이다.

하지만 지난해 4월 이후 9번이나 유찰된 끝에 시공사가 선정됨에 따라 이를 둘러싼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다. 특히 지난 10일 전자입찰 과정에서 나타난 한수원의 미숙한 심사 과정은 앞으로도 계속 논란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

당시 한수원은 입찰 신청을 받은 후 당일 시공사를 선정하려 했으나 전산 오류로 현장 접수 방식으로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컨소시엄이 입찰가를 전자입찰 때와 다르게 적어 제출한 사실이 드러났고, 입찰 유효성 논란 끝에 시공사 선정이 미뤄졌다. 더욱이 전산 시스템 오류를 두고 해킹 의혹까지 제기돼 지식경제부 사이버보안센터에서 해킹 여부를 점검하기도 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막대한 규모의 원전 입찰 과정이 시간을 끌며 미뤄진 데다 마지막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까지 문제를 드러내면서 앞으로도 이를 둘러싼 잡음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