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주택가에 50억대 ‘조폭 도박장’… 판돈 빌려주고 연520% 뜯어 법원 공무원·주부까지 연루

입력 2010-03-16 00:26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서울 강남 주택가에서 무허가 바카라 도박장을 열어 도박꾼들로부터 3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도박개장 등)로 폭력조직 국제PJ파 서울지부장 송모(39)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자금책 양모(33)씨 등 1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은 도박에 참여한 박모(39)씨 등 1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송씨 등 19명은 지난해 12월부터 서울 논현동 한 빌라 등에서 미리 은행 계좌로 입금 받은 돈을 도박꾼들에게 칩으로 나눠주는 방식으로 50억원대 도박판을 벌여 수수료 등을 챙긴 혐의다.

바카라는 두 명의 게임 참여자에게 2장씩 카드를 나눠준 뒤 이들 카드의 숫자를 더한 끝자리 수가 9에 가까운 쪽에 돈을 걸거나 비기는 경우를 맞히면 배당금을 받는 게임이다.

이들은 돈이 떨어진 일부 도박꾼에게 연 520%의 이자로 최대 2억원까지 빌려줬고 돈을 갚지 못하자 박모(45)씨 등 3명에게서 외제 승용차 8대를 빼앗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빌려줄 돈을 마련한 유모(47)씨 등 3명과 도박판에 뛰어든 조직폭력배 최모(36)씨 등 2명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또 검거하지 못한 도박꾼 30여명의 행방을 쫓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법원 공무원과 금융기관 직원, 주부까지 적발됐다”며 “도박꾼들이 빌린 돈과 현장에서 오간 현금까지 합하면 판돈은 50억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국제PJ파는 호남지역 최대 규모의 폭력조직으로 1980년대 후반부터 경찰의 주 관리 대상이 돼 왔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