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대만 등 발칵 뒤집은 원정 ‘보석 절도범’ 덜미

입력 2010-03-15 18:55

지난해 12월 일본 도쿄 신주쿠의 한 백화점. 정모씨는 이곳 백화점 보석상을 찾았다. 정씨가 고른 것은 1.62캐럿짜리 다이아몬드 반지(3800만원). 정씨는 3개의 다이아몬드 반지를 추가로 구입할 의사를 밝혔다. 종업원이 계산을 위해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정씨는 무려 2억여원에 달하는 반지 4개를 끼고 달아났다. 종업원이 뒤쫓아 오자 모형 권총을 겨누며 추격을 막았다. 시내 중심 백화점에서 총기를 겨누며 보석을 강탈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일본은 발칵 뒤집혔다.

며칠 후 이번에는 무대를 대만으로 옮겼다. 역시 고급 보석상가에 들어가 4.13캐럿짜리 다이아몬드 반지(3억8000만원) 등 무려 4억5000만원 상당의 보석을 훔쳤다. 대만 현지에서는 정씨의 얼굴을 찍은 CCTV 사진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는 등 공개수배까지 이뤄졌다. 앞서 정씨는 2009년 8월 태국 방콕의 한 보석상에 들어가 2억8600만원 상당의 다이아몬드 반지 등을 훔쳐 달아나는 등 9억원 상당의 보석을 빼앗았다.

정씨는 범행이 일본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자 한국에 있던 친구 김모씨를 대만으로 불러들인 뒤 김씨의 여권을 훔쳐 국내로 들어왔다. 정씨는 국내에서 도피자금을 마련키 위해 내연녀 A씨를 협박해 2000만원을 뜯어내려다 A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허상구)는 15일 일본 등 해외에서 귀금속을 훔친 뒤 위조 여권으로 한국에 들어온 혐의(준강도 등)로 정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제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