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없고 신선도 떨어지고… ‘수혈’ 신통찮네

입력 2010-03-15 22:20


여야가 6·2 지방선거에 출전시킬 외부 인사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영 성적이 저조하다. 눈에 띄는 대어급 인사가 없을 뿐더러 당 지도부의 공언과 달리 여성 후보 영입 작업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스타급이 없다=한나라당 인재영입위원회는 15일 1차 영입인사 8명을 발표했다. 이달곤 전 행정안전부 장관, 임좌순 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 신연희 전 서울시 여성가족정책관 등이다. 남경필 인재영입위원장은 “1차로 전문 관료를 지낸 능력 있는 분들을 모셨다”며 “앞으로 CEO 출신, 여성 인사, 한나라당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계층의 전문가를 영입하겠다”고 밝혔다. 남 위원장은 “추가 발표가 되면 신선도가 떨어진다는 것은 기우임을 알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이미 출마 선언을 한 이 전 장관을 포함해 영입 인사들이 대체로 참신성이 떨어진다는 반응이 나왔다.

민주당 사정도 비슷하다. 민주당은 최근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 영입에 이어 부천자치연대 백선기 공동대표 등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22명을 수혈 받았다. 그러나 여론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스타급은 눈에 띄질 않는다는 평가다. 당 주변에서는 인지도가 높은 조국 서울대 교수와 성공회대 신영복 교수가 서울시 교육감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본인들이 고사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성후보 공천 할당제’ 채울 수 있나=여성 후보 영입은 산 넘어 산이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서울 지역 구청장 25명 중 3명 이상 여성 후보를 낸다는 방침이지만 후보도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당내 반발만 사고 있다. 신연희 전 정책관의 경우 강남구청장 몫으로 영입했지만, 당장 이 지역 국회의원들이 반대하고 있다. 고경화 전 국회의원과 홍월표 전 민주당 중앙위 여성위원장 등도 구청장 후보로 거론되나 고 전 의원은 본인이 고사하고 있고, 홍 전 위원장은 당적 문제가 걸려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 후보에게 20% 가산점을 주며 제도적으로 문호를 넓혀 놓은 민주당도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서울 종로, 강북, 은평구 등에서 5명의 여성 구청장 후보가 나선 것을 제외하면 전국적으로 인물난에 허덕이는 형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여야 모두 이달 초 도입된 여성후보 공천 할당제의 숫자를 채울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 제도는 광역, 또는 기초의원 선거 정수의 절반 이상을 공천하는 정당은 국회의원 선거구당 1명 이상의 광역, 또는 기초의원을 반드시 공천토록 하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경우 대략 210명의 여성 후보를 공천해야 하는데, 한 선거구에서 할당된 여성 후보를 내지 못하면 그 정당의 다른 남성 후보들의 등록마저 무효가 되는 선거법 규정도 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제도는 도입됐지만 참여 분위기가 활성화되지 않은 탓인지 나오겠다는 여성 후보가 많지 않다”며 “2∼3배수 후보군에서 좋은 후보를 고르기는커녕 쥐어짜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