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비자금 40억 달러 추정

입력 2010-03-15 18:41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해외에 강제로 도피하는 비상상황에 대비해 40억 달러(약 4조5300억원)에 달하는 비자금을 유럽의 은행에 몰래 예치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4일 보도했다.

북한은 당초 비자금 대부분을 스위스 은행에 예치했으나, 스위스 당국의 규제 강화를 계기로 비자금을 현금으로 인출해 룩셈부르크의 은행으로 이체했다고 한국 정보기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특히 김 위원장의 막대한 비자금은 핵무기와 미사일 기술 판매, 마약 거래, 보험사기, 외국화폐 위조를 통해 얻은 수익금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텔레그래프는 “북한 주민들이 비자금 존재를 알게 되면 정권에 저항하는 봉기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룩셈부르크 정부의 한 대변인은 “북한과 관련된 모든 거래는 법적으로 조사하도록 의무화돼 있다”면서 “비자금의 출처를 파악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가토 겐 아시아인권 대표는 “조직범죄 역사상 최대 규모의 돈세탁”이라며 “김 위원장의 비자금을 숨겨주면서 수익을 올리려는 은행가들은 세계 어딘가에 있다”고 꼬집었다. 또 “김 위원장의 비밀계좌가 동결된다면 역사의 흐름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관리들의 충성심을 사기 위한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핵무기를 포기하고 국제사회에 자금동결 해제를 애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