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픽스 금리 한달새 0.26%P 하락·변동폭 CD의 5배…안정성 논란

입력 2010-03-15 21:55


은행권 새 대출 기준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연 3.62%로 전달보다 0.26% 포인트 하락했다. 잔액기준으로는 연 4.1%로 0.01% 포인트 내렸다.

대부분 시중은행들이 코픽스 연동 대출의 가산금리를 지난달과 동일하게 적용할 방침이어서 16일부터 주택담보대출 등 은행권의 대출금리가 코픽스 하락 폭만큼 낮아질 전망이다. 은행연합회는 15일 홈페이지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의 3월 코픽스를 공시했다.

◇코픽스 변동폭 커, 안정성 의심=코픽스 금리가 한달 만에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신규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줄어들 전망이다. 금리 변동주기가 6개월인 것을 감안하면 1억원을 빌릴 경우 지난달보다 이자부담이 13만원 줄어든다.

그러나 신규대출 기준 코픽스의 금리 인하 폭이 같은 기간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변동 폭보다 5배 이상 차이를 보여 안정성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코픽스의 변동성은 은행 영업의 쏠림현상과 상당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다른 은행이 고금리 예금 상품을 출시하면 예금 이탈을 막기 위해 일제히 고금리 상품을 출시하는 경우가 많아 신규취급액 기준의 코픽스는 급변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코픽스가 내렸지만 앞으로 은행들의 고금리 예금 유치 경쟁이 재연될 경우 대출금리가 급등할 우려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개별 은행들이 코픽스 가산금리 적용 시 상하 변동 폭을 설정하는 방식 등으로 금리 변동을 줄이는 보완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고금리 정기예금 판매가 종료돼 금리가 크게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신규취급액 기준의 코픽스는 반드시 CD에 비해 안정적이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잔액기준 코픽스 대출은 CD 연동 대출보다 못해=게다가 시중금리가 하락하면서 잔액기준 코픽스 대출은 CD 연동 대출보다 금리 면에서 더 불리하게 됐다.

CD금리는 지난달까지 2개월여 동안 연 2.88%에 머물다 이달 들어 세 차례 내려 15일 현재 2.83%로 0.05% 포인트 인하됐다. 이에 우리·신한·하나은행의 CD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계속 내려가는 추세다.

전전영업일 CD금리를 기준으로 산정하는 국민은행의 CD 연동대출은 지난달 16일 4.64∼5.94%에서 15일 현재 4.60∼5.90%로 0.04% 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픽스 잔액기준 대출금리는 4.67∼6.07%에서 4.66∼6.06%로 내리는 데 그쳤다. 코픽스 연동대출 금리가 CD 연동대출보다 최저금리로는 0.06%, 최고금리 기준으로는 0.16% 포인트 더 높아졌다.

현재 시중 유동성이 넘쳐 CD에 대한 수요는 늘어나고, 은행들 입장에서는 자금이 충분해 CD를 발행할 필요성이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코픽스와의 금리 차이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또 코픽스 연동 대출의 적용시점이 은행마다 달라 낭패를 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국민은행 등 대부분 은행들은 코픽스가 발표된 이튿날부터 새 코픽스를 적용하지만 SC제일은행 등 일부 은행은 익월 1일부터 적용한다.

황일송 기자 il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