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범죄 피해 32% 아동·청소년 가해 20% 대졸 이상
입력 2010-03-15 18:09
국내 성폭력 범죄의 30% 이상이 20세 이하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저질러지고, 성범죄자 가운데 20%는 대졸 이상의 고학력자인 것으로 집계됐다.
15일 법무연수원이 펴낸 ‘2009년 범죄백서’에 따르면 2008년 성폭력 피해자 1만4729명 가운데 4757명(32.3%)이 20세 이하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5∼20세는 19.0%(2799명)였고 7∼12세는 6.9%(1029명), 6세 이하도 153명(1.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청소년 피해자 가운데는 남성이 166명(1.1%)이었다.
전체 피해자 연령별로는 20대가 36.5%로 가장 많았고, 30대는 12.9%(1908명), 40대는 11.8%(1751명)였다. 성범죄는 타인에 의한 범행이 51.5%를 차지했지만 직장 동료, 친구, 애인, 친족, 이웃 등 지인에 의한 범행도 18%에 이르렀다.
성폭력 범죄자 1만3377명을 분석한 결과 2706명(20.2%)이 대졸 이상의 학력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적으로는 고교 졸업자가 34.4%(4602명)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중학교 졸업자 10.4%(1397명), 초등학교 졸업 이하 5.8%(779명)의 순이었다.
고학력자의 성폭력 범죄 비율은 2001년 21.6%를 기록한 이래 2002년 21.5%, 2003년 24.5%, 2004년 23.9%, 2005년 22.3%, 2006년 20.9%, 2007년 22.0% 등 꾸준히 20%를 웃돌고 있다.
성폭력 사건의 고학력자 비율은 다른 강력 범죄의 두 배로, 우리 사회의 왜곡된 성의식을 학교교육이 바로잡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2008년 기준으로 다른 강력 범죄자의 대졸 이상 학력 비율은 살인 13.0%, 강도 10.9%, 방화 9.3% 등으로 성폭력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1999년 8830건이었던 성폭력 범죄는 2008년 1만5094건으로 1.7배 늘어나 4대 흉악범죄(살인, 강도, 성폭력, 방화) 가운데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