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안승운 목사 사망說 철저히 규명하라
입력 2010-03-15 17:52
1995년 납북됐던 안승운 목사가 결국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납북자 송환 운동을 벌이고 있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최근 북한을 다녀온 교회 관계자로부터 “안 목사가 자살한 것 같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이를 안 목사의 부인 이연순씨에게 알렸다.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대표도 “지난해 10월 북한의 비공식채널로부터 안 목사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좋지 않은 방식으로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사실이라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안 목사는 중국 옌지에서 선교 활동과 탈북자들을 돕는 일을 하다 납치됐다. 당시 안 목사를 납치, 북한에 보냈던 북한 공작원 이경춘 등 3명은 중국 공안당국에 체포돼 1명이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북한은 이 사건을 부인했다.
종적을 알 수 없던 안 목사는 1997∼98년 쯤의것으로 추정되는 평양 봉수교회와 칠골교회 예배 동영상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남북자가족모임이 입수한 13분40여초짜리 동영상은 북한이 체제 선전용으로 제작한 것이었다. 안 목사는 봉수교회에서 외국인 3∼4명이 보이는 가운데 설교한 데 이어 칠골교회에선 ‘안승운 목사 환영 례배’라는 현수막 앞에서 설교했다. 수척한 모습이었다.
그러던 안 목사는 2000년대 이후 소식이 끊겼다. TV에도 나타나지 않고 북한서 만났다는 사람도 없어 가족과 교회 관계자들의 애를 태웠다. 북한은 안 목사 신변에 대해 함구로 일관했다. 지난해 추석 이산가족 상봉 때도 우리 측이 안 목사의 생사 확인을 북한 측에 요청했지만 북한은 “연락이 두절돼 확인불가하다”는 말도 안 되는 답을 보내왔다.
아직 안 목사의 사망이 공식 확인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여러 정황을 종합해 볼 때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가 오랜 기간 견뎌내야 했을 북한 당국으로부터의 박해와 가혹 행위들이 떠올라 눈시울이 붉어진다. 정부는 안 목사의 신변 확인을 북한 당국에 공식 요청하고 만일 사망했다면 그 경위와 진상을 철저히 밝혀내 책임을 물어야 한다. 제2의 안 목사가 생겨나지 않도록 강력히 대처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