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니 엘스, 2년만에 PGA 투어 우승

입력 2010-03-15 17:47

‘빅 이지’가 살아났다. 물 흐르듯 유연한 스윙으로 ‘빅 이지(Big Easy)’라는 애칭을 갖고 있는 어니 엘스(남아공)가 불혹의 나이에 화려하게 부활했다.

엘스는 1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도랄골프장 블루TPC(파72)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 CA챔피언십(총상금 85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쓸어담는 완벽한 플레이를 펼쳤다.

엘스는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로 2위 찰 슈워젤(남아공)을 4타차로 여유있게 따돌리고 2008년 3월 혼다 클래식 이후 2년 만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승수를 챙겼다. 우승 상금 140만 달러.

엘스는 PGA 투어에서 17승을 포함해 개인 통산 61승을 올렸고 세계랭킹도 지난주 20위에서 8위로 껑충 뛰어 올랐다.

엘스는 1994년과 1997년 US오픈을 제패하는 등 타이거 우즈, 필 미켈슨(이상 미국)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지만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 잦은 부상으로 슬럼프에 빠졌다. 하지만 엘스는 올 시즌 노련한 플레이를 앞세워 컷 오프 없이 두 차례 톱 10에 든데 이어 이번 대회에서 마침내 우승컵까지 거머쥐며 화려하게 재기에 성공했다.

더욱이 ‘골프황제’ 우즈의 복귀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골프팬들은 오는 4월 초 조지아주 오거스타GC에서 열리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에서 펼쳐질 우즈-엘스의 샷 대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엘스는 “나는 이제 마흔살이고 힘든 길을 걸어 왔다”며 “우승 순간 머리카락이 곤두서는 것처럼 짜릿했다”며 소감을 밝혔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