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학 감독회장 직무대행 "3.26총회는 감리교를 특정세력에게 넘겨주자는 것"
입력 2010-03-15 16:29
“특정 세력에게 교단을 넘겨주자는 얘기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이규학 감독회장(사진) 직무대행은 일부 전·현직 감독들이 추진 중인 ‘3월 26일 총회’에 대해 이 같이 평가하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 직무대행은 15일 서울 정동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총회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려 한다”고 취지를 밝히면서도 작심한 듯 총회 추진 세력을 비난했다.
이 직무대행은 최근 교계 신문에 전·현직감독협의회 명의로 3월 26일 총회 소집 공고가 나간 것과 관련,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감리교를 갈라서 나가겠다는 의도가 아니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공고와 함께 총회대표(총대) 809명의 이름이 게재됐는데, 본부가 이를 일일이 확인한 결과 이중 61명은 총대가 아니었으며 18명은 현역 은퇴를 했고, 2명은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원천적으로 자격이 안 되는 81명이 서명에 끼어 있었다”고 밝혔다. 전·현직 감독협의회가 총회 개최의 정당성 확보 차원에서 전체 총대(1500명 정도)의 과반수를 총회 청원자로 공개했는데, 실제 과반이 안 된다는 주장이다.
총회 추진 진영과 타협의 여지는 없냐는 질문에 이 직무대행은 “남·북 비무장지대처럼 완충지대가 있어야 직접 충돌을 막을 수 있는 것”이라며 “지금 감리교는 진실과 거짓, 정당과 부당이 맞부딪히는 형국이라 정치적 타협은 개입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다만 3월 26일 총회가 전·현직 감독들 간의 입장 차로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 직무대행은 선(先) 재선거만이 사태 해결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이를 위해 오는 18일 재선거를 위한 선거관리위원회 회의를 개최할 방침이다. ‘자원봉사자’ 모집에도 들어갔다. 지난해 9월과 12월, 두 차례 재선관위 회의가 선 총회 세력의 저지로 무산된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선 총회 측 인사는 “본부가 감리교 인사가 아닌 이들을 용역으로 끌어들일 경우 강력히 맞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17일에는 김국도(임마누엘교회) 목사가 제기한 감독회장 지위확인 소송 항소심 선고가 있다.
글·사진=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