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료, 원하는대로 내세요”… 광주에 ‘양심주차장’ 등장

입력 2010-03-15 18:08

“자유롭게 주차하시고 원하는 만큼 주차료를 넣어주시면 남을 돕는 일에 사용하겠습니다.”

주차난이 극심한 광주 도심 주택가에 자율적으로 주차비를 지불하는 ‘양심 주차장’이 등장했다.

지하수 세균소독기 등 관급자재 납품과 식수개발 사업을 하는 광주 신안동 ㈜빅하우스가 주차장 부지로 사용하던 회사 앞 990㎡(300여평)에 무인주차장 안내문을 내걸고 조건 없이 개방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1월.

회사는 30여대 동시주차가 가능해 평소 넉넉한 주차공간을 어떻게 활용할까 고민하다 이면도로와 골목마다 어지럽게 주차된 차량들로 인해 통행에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을 위해 내놓기로 했다. 3.3㎡당 150만원이 넘는 시가 5억원대의 땅을 공짜로 내놓기는 쉽지 않았지만, 주로 농어촌마을 자가 상수도 설비 설치와 점검, 관리업무를 하는 회사의 특성상 10여명의 직원들이 월요일 전국 각지로 출장을 떠났다가 토요일 돌아오기 때문에 주차에 여유가 있는 상황이었다.

이 과정에서 회사 측은 승용차 등을 마음껏 주차한 주민들이 원할 경우 주차비를 자율적으로 낼 수 있도록 주차장 한켠에 스테인리스 모금함을 만들어 놓았다. 지금까지 이 모금함에는 한달 평균 3만∼4만원씩 모두 20여만원의 주차비가 모금됐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