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태 “이양 살해했다” 자백

입력 2010-03-15 00:18

부산 여중생 이모(13)양 납치·살해 피의자 김길태(33)가 14일 이양 살해 사실을 자백했다. 지난 10일 경찰에 붙잡힌 지 4일 만이다.

부산 사상경찰서 수사본부 관계자는 김길태가 프로파일러와의 대화과정에서 “내가 이양을 살해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김길태는 이후 구체적인 질문들이 계속되자 진술을 번복했다가 다시 시인하는 등 오락가락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이 부분에 집중적인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김길태는 이날 오전 거짓말탐지기 조사와 뇌파 검사를 받은 직후 “무속인이 살던 덕포동 빈집에서 술에 취해 잠들었다 깨어 보니 이양이 죽어 있었다”며 자백하기 시작했다.

이어 시신 유기 과정에 대해서는 상황을 분명히 설명하며 범행을 털어놨다. 김길태는 “끈으로 이양 손발을 묶고 전기매트용 가방에 시신을 넣어 오른쪽 어깨에 메고 근처 파란 지붕 집으로 옮겼다”며 “이후 바로 옆집 처마 밑 보일러 물탱크에 시신과 함께 물을 섞은 석회가루를 뿌리고 타일과 이양 옷가지가 든 비닐봉투를 넣고 뚜껑을 닫았다”고 진술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양 성폭행과 납치, 살해 동기, 성폭행 장소, 살해 시점 등 김길태의 상세한 범행 과정을 밝히고 물증을 확보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은 김길태가 범행 전모를 자백할 경우 16일쯤 범행 현장과 사건 당일 김길태 동선을 중심으로 현장검증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어 19일 이번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계속 범행을 부인하던 김길태는 앞서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 경찰이 이양의 사망 추정 장소 1곳을 찍은 사진을 제시하며 “아느냐”고 묻자 부인했지만 거짓말탐지기에서 거짓말 판정을 받았다.

김길태는 또 이양 집 안방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음을 의미하는 반응을 나타냈다. 이양 집 안방 사진을 보여주자 뇌파 움직임이 급변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부산=윤봉학 이영재 조원일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