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밥 먹이는데 웬 이념 타령”…한나라당, 자중지란 조짐
입력 2010-03-15 07:39
한나라당이 학교 무상급식 문제를 놓고 자중지란에 빠졌다. 당 지도부가 민주당의 6·2 지방선거 무상급식 공약에 대해 ‘좌파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자, 서울시장 출마 공약으로 이를 내걸었던 원희룡 의원이 지도부를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14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민주당은 무책임한 포퓰리즘을 버리고 국가 백년대계를 생각하는 이성적인 정당이 되기를 바란다”며 “한나라당은 2조원의 국민혈세를 학부모에게 추가로 부담시키는 부자무상급식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은 지방선거에서 이기기만 하면 나라를 거덜내도 좋다는 위험한 생각을 가진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에 원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 열어 “무상급식이 좌파 포퓰리즘이라고 하는 것은 아이들 밥 먹이는 문제에 난데없이 이념을 갖다 붙이는 시대착오적인 이념병 증세라고 볼 수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원 의원은 “의무교육에서는 여유있는 집 아이라고 해서 수업료를 따로 받지 않는 것처럼 무상급식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또 “우리는 현재 11개 광역시도가 단계적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있는데 의무급식 반대를 당론화한다면 이런 지역은 무상급식을 취소해야 하느냐, 아니면 부자 아이들을 따로 선별해서 급식비를 거둬야 하느냐”고 힐난했다.
한나라당이 18일 당정회의에서 무상급식에 대한 입장을 정리한다는 방침이어서 또 한 차례 충돌이 예상된다. 특히 원 의원의 선거운동을 돕겠다는 소장파들이 적지 않은데다, 손숙미 의원 등 기존에 무상급식을 주장했던 의원들도 있어 여여(與與) 갈등이 더 불거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노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