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쳐본 적도 없는데 웬 골프엘보?
입력 2010-03-14 18:04
주부들 ‘팬엘보’로 고생… 반복적 가사활동으로 팔꿈치 관절 통증
반복적인 가사 활동으로 팔꿈치 관절 주위에 통증을 느끼는 ‘팬(pan) 엘보’로 고생하는 주부들이 적지 않다. 팬 엘보는 골프나 테니스를 즐기는 이들에게 자주 발생하는 ‘골프 혹은 테니스 엘보’와 비슷한 개념으로 팔꿈치 안쪽 힘줄(인대)에 염증이 있거나 파열돼 생긴다. 정확한 의학용어는 ‘상완골 내상과염’. 프라이팬을 많이 사용하는 주부들에게 생긴다고 해서 ‘팬 엘보‘로 불린다. 주방기구나 김치통 등 무거운 물건을 반복적으로 드는 행위 등이 원인이다.
실제 연세사랑병원 엘보클리닉이 2008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상완골 내상과염으로 치료받은 166명을 조사한 결과, 여성이 60% 정도를 차지했다고 14일 밝혔다. 팬 엘보가 생기면 팔꿈치 안쪽이 뻣뻣해지는 느낌이 들거나 아프고, 팔을 접었다 폈다 하기가 어렵다. 또 걸레를 짜거나 물건을 강하게 잡기가 힘들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 이 병원 엘보클리닉 강승완 과장은 “팔꿈치 부위를 손가락 끝으로 힘껏 눌러서 아프다면 팬 엘보를 의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팬 엘보는 통증과 염증을 가라앉히고 파열된 힘줄의 회복을 도와줌으로써 대부분 치료할 수 있다. 우선 팔꿈치에 가벼운 보조기를 해 4∼6주간 팔을 쉬게 하고 소염제 등 약물 치료와 초음파, 전기자극 등 물리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이런 보조적 방법으로 나아지지 않으면 체외 충격파(외부에서 근육이나 인대에 고에너지의 충격을 줘 통증 완화)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또 팔꿈치 힘줄이 부분적으로 미세하게 파열된 경우 ‘PRP(혈소판풍부혈장) 주사’로 효과를 볼 수 있다. PRP 주사는 자신의 혈액에서 혈소판 성분을 농축 분리해 통증이 있는 부위에 재주입하는 시술법이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