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탁 근절·납세자 최우선… 백용호 체제 8개월째, 확 달라진 국세청

입력 2010-03-14 18:27


“국세청이 많이 바뀌었더라. 백용호 청장이 부임할 때만 해도 우려 반 기대 반이었는데 조직이 투명해지고 대국민 서비스가 크게 개선됐다. 과거처럼 정치적으로 오해받을 일도 없어졌다.”

최근 사석에서 만난 기획재정부 고위공무원은 국세청의 변화를 이렇게 평가했다. 16일로 취임 8개월을 맞는 백 청장(사진)의 조용한 리더십이 거둔 결실이다.

백 청장은 지난해 8월 취임 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마지막 기회’라는 비장한 각오로 세정 전반에 많은 변화를 추진했다. 그 결과 국세행정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가 높아졌다.

국세청이 한국생산성본부와 공동 개발한 ‘국세행정 신뢰모형’에 근거해 2009년 국세행정 접점납세자를 대상으로 3차 평가를 실시한 결과 납세자 신뢰도가 73.2점으로 평가됐다. 이는 전년에 비해 1.4점 상승한 것이고 2년 전에 비해서는 10.5점이나 높은 수준이다.

납세자 신뢰에 영향을 미치는 국세행정 5대 주요 요인 평가에서 ‘국세행정전문성’(78.2), ‘국세행정공정성’(78.2), ‘청렴성’(76.6) 평가가 개선됐다. 이는 국세공무원의 전문성 및 공정성 확립 개선 정책과 ‘깨끗한 국세공무원상 정립’을 위한 꾸준한 노력이 납세자들에게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백 청장은 취임 이후 인사위원회를 설치해 승진·전보 기준, 특별승진자 공적 및 역량 등을 심의하는 등 성과와 능력 중심의 인사를 정착시키려는 노력을 경주했다. 실제로 인사철이 되면 승진심사 대상자와 심사기준이 내부통신망에 공개된다. 인사 청탁을 한 인사를 공개하고 불이익을 주기도 했다. 국세청의 고질적 병폐였던 인사 청탁 풍토를 근절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납세자 권익 보호를 위한 노력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백 청장은 본청에 납세자보호관을 신설, 납세자가 중대한 권리침해를 당했을 경우 세무조사를 일시 중지 또는 조사반 교체 등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보호요청제를 도입했다. 또 세무조사 시 납세자권리헌장을 납세자에게 교부하고 납세자 권리를 직접 낭독해주는 ‘미란다 원칙’을 국세청 조사사무처리규정(훈령)에 명시했다.

아울러 세금문제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도록 기존 14개 상담전화를 단일 대표전화인 ‘국세청 126 세미래(稅美來) 콜센터로 통합했다. 하지만 납세자 지향적 서비스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세청 신뢰도 평가에서 납세자불평제기 평가가 60점대에 머물렀다는 점에서 볼 수 있듯 국세청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세정을 펴나가기 위해서는 납세자와의 소통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