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유흥업소와 통화한 경관 63명 신원 확인… 전원 감찰조사
입력 2010-03-14 18:35
경찰 및 공무원과 유착한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 강남의 한 유흥업소 사장의 휴대전화 통화내역에서 경찰관 63명의 신원이 확인돼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서울지방경찰청은 논현동 N유흥주점 실제 업주인 이모(39)씨의 휴대전화 2대의 지난 1년간 통화내역 8만4047건을 분석한 결과 이씨가 경찰관 63명과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은 이씨와 통화한 1526명의 인적사항을 확보한 뒤 서울경찰청 인사자료·비상연락망과 대조하는 방법으로 경찰관 이름을 확인했다. 63명 가운데 9명은 이씨와 지난 1년간 30차례 넘게 전화통화를 주고받았다. 서울경찰청 수사부 소속 한 경찰관은 400통 넘게 통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씨와 통화한 63명에 대해 감찰조사에 착수했다. 업주의 뒤를 봐줬다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비리가 확인되지 않더라도 이씨와 통화한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면 중징계하기로 했다.
이씨는 1999년 이후 강남 일대에서 대형 유흥업소 5곳을 운영하는 등 업계에서는 ‘큰손’으로 통한다. 업계 주변에서는 이씨가 지방대 학생회장 출신이고, 경찰 및 공무원들과 관계가 돈독하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경찰은 이씨의 차명계좌 8개에서 경찰관에게 돈이 흘러간 흔적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해지한 이씨 명의의 휴대전화 번호도 추가로 확보해 경찰관과의 통화내역을 확인 중이다. 경찰은 ‘대포폰’을 이용해 업주와 통화한 경찰이 있는지도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구청 직원 등 다른 공무원의 연루 의혹과 관련해 “통화사실만으로는 혐의를 입증할 수 없어 따로 수사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