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D램·LCD 대박행진 계속된다
입력 2010-03-14 19:30
D램과 LCD의 호황이 올해 내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PC, 스마트폰, LCD TV 등 D램과 LCD가 들어가는 완제품 수요가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업계 선두인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하이닉스반도체의 ‘대박행진’이 계속될 전망이다.
D램과 LCD는 보통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를 비수기로 보는데 이번엔 달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세계적으로 수요 회복이 본격화되면서 겨울철 비수기가 사라지고 바로 ‘봄날’을 맞았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D램 주력제품인 1기가비트(Gb) 1333㎒ DDR3의 3월 상반기 고정거래가격이 2.50달러라고 14일 밝혔다. 이 제품 가격은 지난해 11월 2달러 선을 넘은 뒤 지난달 2.50달러까지 치솟았고 이달에도 강세를 유지했다.
D램익스체인지 측은 “전통적 비수기인 1분기 수요가 지난해 4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나타냄에 따라 가격이 올랐다”며 “D램 수요는 2분기에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올해 D램 시장의 성장률이 74%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다른 조사업체 가트너도 “반도체 산업이 2014년까지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는 PC 수요 증가와 맞물려 D램이 반도체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LCD 시황 전망도 장밋빛이다. 중국 춘절(春節·음력 1월 1일)과 미국 슈퍼볼(프로미식축구 챔피언 결정전·2월)에 이어 6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11월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 등 TV 특수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LCD 가격은 모니터와 노트북PC용 패널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뚜렷하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뱅크 관계자는 “이달 초 대만 남부 지진으로 인한 대만 LCD 업체들의 생산 차질로 공급이 더욱 빠듯해진 상황이어서 가격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호황 속에 LG디스플레이가 1조4860억원을 들여 8세대 패널 생산라인을 증설키로 했다.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예상보다 시장 상황이 좋아 증설을 결정했다”며 “세계 LCD 시장의 공급과잉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국내 D램, LCD 업체들의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4분기 수준을 상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근까지 나온 국내 증권사들의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콘센서스)을 보면 삼성전자는 4조원 선이고 하이닉스가 7000억원 이상, LG디스플레이가 5400억원대에 이른다.
다만 대만과 일본 경쟁사들의 공세, 중국에서의 LCD 증설 경쟁 등이 향후 위험 요인이다. 특히 조만간 결정될 중국 정부의 LCD 공장 설립 승인은 시장 판도를 뒤흔들 변수로 꼽힌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대만 AUO와 CMO, 일본 샤프 등 톱5 기업이 모두 신청했지만 중국 정부는 많아야 2개사 정도만 허가할 것으로 보인다. 탈락하는 업체는 앞으로 중국 시장 공략에서 뒤처질 가능성이 높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