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삼성화재, 2년만에 시즌 우승 ‘名家 이름값’

입력 2010-03-14 18:02

‘전통의 배구명가’ 삼성화재가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짓고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다.

삼성화재는 14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09∼2010시즌 프로배구 남자부 정규리그 6라운드에서 라이벌 현대캐피탈을 3대0(25-21 25-19 26-24)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29승4패를 마크한 삼성화재는 남은 3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2년만에 정규리그 1위에 올랐다. 삼성화재로서는 2006∼2007시즌과 2007∼2008시즌에 이은 3번째 우승.

통산 4번째 챔프전 우승에 도전하는 삼성화재는 오는 4월10일부터 열리는 챔피언 결정전(7전4선승제)을 앞두고 부상선수 치료 등 충분한 휴식기를 가지면서 정규리그 2, 3위팀 간의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를 지켜보게 됐다.

삼성화재는 당초 지난 2시즌동안 우승을 견인했던 해결사 안젤코가 이탈하면서 전열에 큰 균열이 생길 것으로 보였다. 게다가 용병을 제외한 주전들이 모두 30대로 체력저하가 우려돼 4위정도로 전망하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하지만 ‘캐나다 특급 용병’ 가빈이 뜻밖의 활약을 보이면서 2라운드부터 선두로 치고 나왔다.

중반 한때 고희진 손재홍 등 주전들의 부상이 겹치면서 대한항공에 2연패하는 등 위기가 있었지만 신치용 감독의 노련한 위기관리 능력을 앞세워 선두를 지켜나갔다.

삼성화재의 우승은 공·수의 조화를 앞세운 끈끈한 조직력의 승리로 요약된다. 가빈을 앞세운 가공할 공격력에다 여오현 석진욱이 주축이 된 수비력, 게다가 공·수를 연결하는 세터 최태웅의 건재가 삼성조직력의 핵심이다.

가빈은 이날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32점을 기록하는 등 경기당 평균 32.94점을 올리며 득점(1087점) 공격종합(성공률 55.45%) 서브(세트당 0.35개)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트리플크라운(후위공격, 블로킹, 서브 각 3개 이상)을 두 차례나 작성했고 40점 이상을 9게임이나 기록했다. 삼성공격은 가빈 외에 고희진의 속공과 석진욱의 시간차공격으로 다양한 공격루트를 구축했다.

가빈의 화려한 공격에 가려져 있지만 삼성은 수비에서도 최고다. 팀 수비력을 가늠할 수 있는 리시브(세트당 12.80개)와 디그(세트당 12.80개)는 전 구단중 1위다. 디그에 이은 득점력은 삼성화재를 당할 팀이 없다. 리시브에서 석진욱(세트당 5.98개)과 여오현(세트당 5.41개)이 나란히 1 ,2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리베로 여오현은 디그 2위, 수비종합 2위로 삼성 수비의 핵이다.

안정된 리시브는 곧바로 세터 최태웅의 노련한 볼배급으로 이어졌다. 최태웅의 안정된 토스에 대해 가빈조차 “내가 뛰어본 팀들 중에서 가장 훌륭할 세터”라고 극찬했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패배로 24승9패를 기록했지만 KEPCO45를 3대1로 이긴 대한항공(23승9패)과 플레이오프를 치를 가능성이 높아져 챔피언의 꿈을 살릴 수 있게됐다.

서완석 부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