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합, 접착물질 분비 메커니즘 첫 규명

입력 2010-03-14 20:12


해양 생물인 홍합은 스스로 접착 단백질을 생산, 분비해 바닷속 바위 같은 젖은 고체 표면에 단단히 붙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과학계는 홍합이 어떤 형태로 점도가 높은 접착 물질을 분비하는지에 대한 메커니즘을 명확히 밝혀내지 못했다.

그런데 포스텍 화학공학과 차형준(사진) 교수팀은 홍합이 ‘족사(足絲)’라는 실처럼 생긴 매우 좁은 관을 통해 이런 접착 단백질을 내놓는다는 사실을 새롭게 규명하고, 이 단백질을 이용해 인체에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생체 접착 물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생체소재 분야 권위지 ‘바이오머티리얼즈’ 온라인판 최신호에 게재됐으며 개발된 물질에 대한 국내외 특허도 출원했다.



연구팀은 홍합의 발에서 추출한 고농도 접착 단백질 80%와 의료용 생체 재료인 ‘히알루론산’ 20%를 혼합해 접착력이 더 뛰어난 액상 형태 물질(코아세르베이트)을 개발했다.

차 교수는 “이 접착 물질은 물에 잘 섞이지 않으며 기존 홍합 접착 단밸질 용액에 비해 접착력이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수술시 실로 꿰맬 필요 없이 생체 조직을 붙일 수 있는 의료용 접착체로 활용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