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남아공 월드컵 독점’ 굳히기 나섰다… 방통위, 오늘 최종 의견 진술

입력 2010-03-15 00:25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단독 중계한 SBS가 오는 6월 ‘2010 남아공 월드컵’도 단독 중계 굳히기에 들어갔다. SBS는 지난 8일 주요 12개 일간지에 ‘아름답게 질주하는 대한민국’이라고 광고를 내며 올림픽에 이어 월드컵 단독중계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반면 KBS는 같은 날 보도 자료를 통해 SBS 단독 중계의 부당함을 알리는 데 나섰고 MBC도 불만을 표출하고 있어 지상파 3사의 갈등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SBS는 자사의 단독중계가 그간 국제적 스포츠 행사 때마다 불거졌던 중복편성의 폐해를 없앴다는 논지의 주장을 펴고 있다. 주영호 SBS 정책팀 연구위원은 “시청자 입장에선 방송 3사의 순차편성을 통해 중계를 보는 것이나, 특정 방송사를 통해 모든 경기를 보는 것은 별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시청자의 볼 권리를 확대했다고 설명한다. 올림픽 기간에 SBS 외의 채널에서는 정규편성을 이어갔기 때문에 시청자의 채널 선택권이 보장됐다는 것이다. 또한 밴쿠버 올림픽은 221시간 방송됐는데 이는 4년 전 3사가 공동 중계할 때 방영된 150시간보다 70여 시간 많은 분량이다. 계열사 채널에도 배분해 인기 종목 외에도 비 인기종목도 배려했다.

SBS는 월드컵은 올림픽보다 경기 수가 적은 만큼 단독중계가 더 효율적이라고 설명한다. 총 48경기 중 동시에 벌어지는 경기도 16개에 불과해 올림픽의 경우처럼 비인기종목이 소외될 우려도 적다는 것이다. SBS 관계자는 “2006년 월드컵이야말로 방송 3사 중복 편성의 최악의 경우였다. 싹쓸이 중계에 대해 국민들의 공분을 샀지만, 남아공월드컵은 적어도 그럴 일이 없다”고 말했다.

SBS로서는 밴쿠버 단독중계에서 지적된 미숙한 캐스팅과 해설을 과제로 안게 됐다. 이번 동계 올림픽에서 SBS 제갈성렬 해설위원의 부적절한 캐스팅과 감탄사만 이어지는 해설 등으로 빈축을 사면서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캐스팅 선택의 권리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거세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SBS는 “부족한 면도 있지만 캐스터와 해설의 선택권 논리는 모순 됐다. SBS가 가지고 있는 독점권의 무차별적 분배는 방송법에 규정된 보편적 접근권과 전혀 다른 논리”라고 반박했다.

한편 15일에는 SBS의 금지행위에 대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사업자 최종 의견 진술이 있을 예정이다. 방통위는 의견 진술 후 조만간 최종 결과를 제시할 방침이다. 시민단체와 학계에서 제안하는 ‘스포츠 중계권 논의 기구(가제)’에 대해서 SBS는 회의적인 반응이다. SBS 관계자는 “스포츠 중계권 분쟁 발생 시 정부의 개입은 규제기관의 과도한 참여라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면서 정부의 중재 여부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이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