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참 사장, 고국서 ‘비빔밥 알리기’

입력 2010-03-13 03:41

"자연의 맛이 담긴 한국의 전통음식 비빔밥을 먹으면 저절로 힘이 솟습니다."

독일 출신의 귀화 한국인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고국을 방문해 비빔밥 알리기에 나섰다.

이참 사장은 12일 세계 최대인 베를린 국제관광박람회(ITB)의 한국관광공사 한국홍보관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직접 비빔밥을 만들어 관람객들에게 나눠주는 등 약 1시간 동안 '비빔밥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대한항공이 주관한 이 행사에서 문태영 주독 한국대사는 직접 비닐장갑을 낀 손으로 수십명 분의 비빔밥을 비벼 관람객들로부터 박수를 받았고 도영심 UNWTO(유엔세계관광기구) 스텝재단 대표도 소형 용기에 비빔밥을 담아 전달하는 등 시종 열띤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이 사장이 마이크를 들고 독일어와 영어로 비빔밥에 담긴 의미와 재료, 특징, 맛 등을 상세히 설명하자 관람객들은 적극 호응, 다투어 비빔밥을 먹으며 맛을 음미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 사장의 '비빔밥 세일즈'가 이어지자 한국홍보관 부스 앞에는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몰려 혼잡을 빚기도 했으며 행사가 끝날 때까지 비빔밥을 시식하려는 사람들의 줄이 끝나지 않았다.

이날 홍보관에서는 수지침, 붓글씨, 연등 만들기, 궁중음식 시연 등의 행사도 온종일 열려 관람객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지난해 8월 취임 후 두 번째로 독일을 방문한 이 사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관광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음식과 쇼핑"이라면서 "문화를 알리는 데 음식만큼 좋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한국의 전통 음식에는 문화와 역사, 그리고 철학이 있다"면서 "그러나 한국에 있는 이탈리아 음식점 주인 중 이탈리아인이 극소수인 것처럼, 한국 음식을 세계화하려면 외국인을 끌어들여 그들이 주도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세계는 이제 창의적 아이디어 경쟁의 시대인 만큼 충분히 휴가를 즐겨야 생산성도 높아진다"면서 "스트레스만 주는 단기 휴가가 아니라 몸과 마음을 재충전할 수 있는 장기 휴가를 확산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지난해 취임 후 직원들에게 2주짜리 휴가를 갈 것을 지시했다.

이 사장은 "이명박 대통령도 긴 휴가를 가도록 설득하겠다"면서 "이 대통령은 장기 휴가에 대한 긍정적 분위기만 만들어도 문화대통령이라는 업적을 남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남북한 연계 관광 상품과 관련한 방안을 정부에 전달했다면서 "정부가 길을 터주면 바로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독일 티슐러 여행사와 각 2천명의 관광객 모집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 독일 언론과 인터뷰, 독일여행업협회(DRV) 총회의 한국 유치를 위한 설명회, 독일 상류층을 겨냥한 귀족 마케팅, 고향 바트크로이츠나흐의 한국국제관광전(KOTFA) 참여 추진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오는 17일 귀국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