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 파죽 3연승…‘농심배’ 한국 우승 견인

입력 2010-03-13 01:30

‘돌부처’ 이창호(35) 9단이 13억 중국 대륙을 울렸다. 이 9단은 12일 중국 상하이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제11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3라운드 마지막 대국에서 중국의 창하오 9단을 상대로 흑으로 231수만에 불계승을 거두며 우승 상금 2억원을 챙겼다.

한국팀 기사 5명 가운데 유일하게 남은 이 9단은 중국의 최강 군단인 류싱 7단(10일), 구리 9단(11일)에 이어 창하오까지 3일 연속 흑으로 불계승을 거두는 괴력을 발휘했다. 이 9단은 초반 중국식 3연성 포진과 비슷한 전개로 판을 그려나갔고 중반까지 쉽지 않았다. 그러나 하변에서 상대의 약점을 찌르는 흑 129의 강력한 역습으로 단번에 형세를 역전시켰다. 창하오 9단은 1997년 7월 박카스배 한중천원전에서 처음 대결한 이후 32차례 격돌하며 이 9단과 가장 많이 상대한 ‘필생의 맞수’로 불린다. 이로써 한국은 농심배에서 9차례 우승을 거뒀다. 특히 이 9단은 9번의 한국 우승 중 8번을 최종 주자로 나와 해결하는 결정력을 과시했다. 농심배는 한·중·일 3개국에서 5명씩 선수가 출전해 연승전 방식으로 우승국을 가리는 세계 유일의 국가대항 단체전이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