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非소비지출 최고… 가계 허리 휘청

입력 2010-03-12 18:54


지난해 세금, 국민연금, 건강보험, 이자비용 등 경직성 비소비지출이 크게 늘어 가뜩이나 빡빡한 가계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1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가구 가계수지 중 월평균 비소비지출은 62만6708원으로 전년보다 3.9% 증가했다. 연간으로는 752만원이다. 이는 소득증가율(1.5%)이나 소비지출 증가율(1.9%)을 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전체 소득 중 비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8.2%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후 가장 높다.

비소비지출은 가계가 임의로 늘리거나 줄일 수 없는 고정비용 성격이 강해 이 지출이 많아진다는 것은 가계가 실제 생활에 필요한 지출을 할 여력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비소비지출이 빠르게 증가한 탓에 가계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처분가능소득은 281만6063원으로 전년보다 0.9% 증가하는 데 그쳐 근래에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항목별로는 가계대출이 증가하면서 월평균 이자비용이 6만6981원으로 전년보다 3.1% 늘었다. 국민연금 지출은 8만6607원으로 전년보다 5.1% 증가했고, 건강보험료인 사회보장 지출은 8만2928원으로 8.3% 늘어났다.

소득세, 재산세 등 경상조세는 감세 정책의 영향에 따라 9만4541원으로 4.4% 감소했다. 다만 소득 하위 20%인 1분위를 포함해 4분위까지는 경상조세가 증가한 반면 상위 20%인 5분위만 10.4% 감소해 상대적으로 고소득층이 감세 혜택을 많이 본 것으로 나타났다. 취득·등록세, 상속세 등 비경상조세는 1만651원으로 17.1% 증가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