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 발레리나 강수진씨 이메일 인터뷰… “갈라쇼 ‘더 발레’ 들고 고국 갑니다”
입력 2010-03-12 19:06
한국을 대표하는 발레리나 강수진(43·슈투트가르트발레단 수석무용수·사진)은 불혹을 넘어서도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 중이다. 독일에서 활동하면서도 거의 해마다 한국을 찾는다. 올해도 4월 10∼11일 이틀 동안 갈라쇼 ‘더 발레’를 들고 고국 무대에 선다. 이번 공연에는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작품도 있다. 한창 연습 중인 그를 이메일로 만났다.
강씨는 “무대에서 춤 출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20년 넘게 해왔던 좋은 작품을 고국 무대에서 선보이고 싶다”면서 “고국 팬과 만나는 것은 언제나 설레고 묘한 흥분감을 맛보게 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세월의 흐름을 인정하면서도 그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매일 아침 7시부터 집에서 개인 연습을 하고 발레단에서 클래스, 작품 연습, 리허설 등을 해요. 공연이 없어도 10시간 정도는 발레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두려움은 없어요. 체력적인 부담도 없고요. 힘이 닿는 데까지 춤을 출 겁니다.”
강씨는 이번 공연에서 4개의 작품을 선보인다. 그 가운데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의 최신작 ‘베이퍼 플레인즈(Vapour plains)’를 주목해달라고 강조했다.
“5분 정도의 짧은 2인무지만 다른 2인무에 비해 아주 특이해요. 파트너 무용수인 제이슨은 헤라클레스라고 불러도 될 정도예요. 그가 나를 한번 들면 작품이 끝날 때까지 내려놓지 않거든요.”
안무가 우베 슐츠가 만든 ‘스위트 No.2’는 국내에서 처음 공연되는 작품이다. 강씨는 “슐츠는 슈투트가르트발레단에서 안무를 많이 했고, 서호주발레단 예술감독인 이반 카발라리도 우리 발레단에서 활동해 잘 아는 사이여서 공연을 올리게 됐다”고 밝혔다.
높은 수준의 기술이 요구되는 지리 킬리언의 ‘구름’에서는 카발라리와 함께 호흡을 맞추고, ‘카멜리아 레이디’ ‘스위트 No.2’에서는 마레인 라데마케르와 함께 출연한다. 그는 “이번에 함께할 남자 무용수들은 나와 가장 오랫동안 춤춰온 사람”이라며 “특히 오래 전 ’로미오와 줄리엣‘을 통해 주역으로 같이 데뷔한 이반과 다시 만나게 돼 기대가 무척 크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국내 팬들 앞에서 선보이는 ‘카멜리아 레이디’에 대해서도 “음악부터 주인공 캐릭터, 스텝 하나까지 첫 연습 때부터 애착을 가졌던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