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北기관원 김종률씨 “한국망명 거부 당해”
입력 2010-03-12 19:05
오스트리아에서 20년간 북한의 군수 담당 요원으로 활동했던 김종률(75)씨는 한국으로 망명하려 했으나 한국 측의 거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고 밝혔다.
은신 16년 만에 자서전 출간으로 모습을 드러낸 김씨는 11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2006년 한국 망명까지 생각하고 주오스트리아 한국 대사관 관계자와 접촉했으나 잘 안됐다”며 “대사관 관계자가 거절했으니 한국 정부가 거절한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뿔 달린 공산당이라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주오스트리아 한국 대사관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당시 김씨가 대사관 측과 접촉한 건 사실”이라며 “그러나 일이 진행되던 중 김씨가 갑자기 연락을 끊고 잠적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 대화가 순조롭지는 않았던 것 같다”면서 “이번 기자회견 후엔 전혀 접촉이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잠적 전까지 빈을 중심으로 유럽 전역에서 활동하며 북한에 필요한 군수·산업용품과 건축자재 등을 북한에 보내는 역할을 했다. 김씨는 지난 4일 빈에서 ‘독재자에게 봉사하며(Im Dienst des Diktators)’ 제목의 독일어판 자서전을 출간, 김일성 주석의 사생활을 폭로한 뒤 오스트리아에 망명을 신청했다. 김씨는 “사람이 70세가 되면 죽음을 생각하는 법”이라면서 “이렇게 그냥 죽어야 하나 스스로에게 물은 끝에 마지막 한 마디를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책을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