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명 반정부시위 초읽기… 태국 폭풍전야

입력 2010-03-12 18:28

부정부패 혐의로 해외도피 중인 탁신 치나왓 전 태국 총리의 지지자들이 14일 방콕 시내에서 벌이기로 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앞두고 태국 정국이 극도의 긴장감에 휩싸여 있다.

친탁신계인 ‘독재저항 민주주의 연합전선’(UDD·일명 레드셔츠) 소속 회원들은 이날 낮 12시부터 방콕 시내의 사남루엉 광장에서 의회 해산과 조기총선을 요구하는 집회와 거리행진을 할 예정이라고 AFP통신이 12일 보도했다. UDD 지도자 자투폰 프롬판은 “최대 100만여명이 참가할 것”이라며 “정부 측이 시위대를 향해 먼저 발포할 경우 심각한 사태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위대는 정부가 자신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시위의 강도와 기간을 연장할 것이라고 압박하고 있다.

태국 정부는 11일부터 UDD의 반정부 시위가 폭력시위로 번질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군이 집회 참석자들을 통제할 수 있도록 규정한 국가보안법을 적용했다. 이 법의 효력이 발효되는 지역은 방콕 전역과 7개주이다. 방콕 정부청사 등 주요 시설과 도로에 배치된 군경 5만여명은 시위대의 시설 점거와 무기반입 등을 막기 위해 삼엄한 경계를 펼치고 있다.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는 “정부는 평화적인 집회의 권리를 보장할 것”이라며 “그러나 시위대가 공포를 조장한다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아피싯 총리는 “어떤 형태로든 쿠데타는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태국 관광청은 이번 시위를 앞두고 적어도 세계 33개국이 자국민들에게 여행 자제를 권고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동재 선임기자 dj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