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수출이 살 길” 위안화 절상 또 압박
입력 2010-03-12 19:30
경제 살리기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정책 순위에서 가장 상위에 올라있는 어젠다이다. 그는 취임 이후 내내 경제 살리기를 위해서는 일자리 창출과 실업률 끌어내리기가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해 왔다. 오바마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미국 수출입은행 주최 연례 콘퍼런스 연설에서 발표한 수출 확대 방안은 바로 일자리 창출, 실업 해결과 직접 연관 있는 것이다.
그는 지난 연두교서 때 향후 5년간 수출을 배로 확대해 일자리 200만개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만큼 수출 증대에 관한 그의 의지는 확고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수출을 대대적으로 늘리기 위해 수출유관부처로 구성된 수출진흥각료회의(EPC)와 대통령 직속으로 수출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또 중소기업 및 농업부문에서 수출 유망품목을 발굴하고, 수출입은행을 통해 무역금융을 활성화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연설에서 “전 세계 소비자의 95%와 빠르게 성장하는 신흥시장이 미국 이외 지역에 존재하기 때문에 미국도 당연히 다른 국가들과 수출경쟁을 벌여야 한다”면서 “행정부의 모든 수단을 동원해 범정부적으로 수출 진흥정책을 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무부, 국무부, 농무부, 무역대표부(USTR) 등이 참여할 것으로 보이는 EPC는 수출 진흥정책을 우선 과제로 삼게 된다. 대외무역을 자문할 대통령 직속 수출위원회의 위원에는 보잉사와 제록스사의 CEO 등이 임명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에서 수출 진흥을 강조하며 중국 위안화 문제를 직접 거론했다. 표현은 점잖았지만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직접 언급했다는 점에서 의도적이고 강력한 압박이다. 그는 “대외적자인 국가는 저축을 늘리고 수출을 확대해야 하며, 흑자를 내는 국가들은 소비와 내수를 진작시킬 필요가 있다”며 “중국이 좀 더 시장 친화적인 환율 체계로 옮아간다면 글로벌 불균형을 시정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중국 무역적자 현상을 시정하고, 가시적인 수출 확대 결과를 내기 위해선 사실 위안화 절상만큼 효과적인 게 없다.
그는 지난달 상원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환율로 인해 미국이 무역에서 막대한 불이익을 보고 있다고 언급했었다. 중국을 겨냥한 발언이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