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총선 득표율 박빙… 후유증 우려

입력 2010-03-12 18:27

이라크 총선 투표 득표율이 친미세력과 반미세력 간 백중세로 전개되면서 선거 후유증에 대한 주변 국가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이라크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2일 30%의 개표 결과 현 집권당인 시아파 누리 알 말리키 총리의 ‘법치국가연합’이 중심부인 나자프주와 바빌주에서 각각 47%, 42%의 득표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야드 알라위 전 총리의 ‘이라키야 연맹’도 북부 살라후딘주와 디얄라주에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이라키야에는 사담 후세인 당시 정권에 참여했던 인사들과 수니파 강경세력이 가담하고 있다.

개표 상황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알 말리키 총리 측이 이라키야에 아슬아슬하게 앞서고 있지만 과반수에 이르진 못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알 말리키 총리의 강세는 예견됐지만 알라위 전 총리의 추격이 예상외로 만만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

최종 개표 결과가 발표된 뒤의 정치 혼란이 우려된다. 이라키야 측은 벌써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알라위 전 총리는 11일 기자회견을 열어 수십 곳의 개표소에서 조작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표가 뭉쳐져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이라크 국민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못한 선거 결과는 아무 쓸모가 없다”고 주장했다. 크리스천 사이언스모니터(CSM)는 “이라키야의 선전으로 중동의 반미 강경 국가인 이란의 발언권이 커질 수 있다”며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변국에선 총선 결과를 우려 섞인 눈길로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최종 개표 결과는 오는 18일쯤으로 예상됐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