産銀 아시아나 감자 동의 요구 채권단은 지배력 잃을까 촉각

입력 2010-03-12 18:45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 대주주인 금호석유화학과 금호산업에 감자 및 출자전환 동의서를 요구,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최근 금호산업과 금호석화를 상대로 아시아나항공 출자전환 및 감자 동의서를 발송했다.

아시아나항공에 1200억원을 지원할 예정인 산은은 구조조정 대상기업에 신규자금을 지원할 때 받는 의례적인 절차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우리은행 등 금호아시아나그룹 채권단은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만에 하나 감자가 진행되면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통운에 대한 지배력을 상실하는 등 그룹 내 지배구조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20.8%를 보유한 금호산업은 지난 10일 이사회를 열고 금호그룹 워크아웃 신청 전 금호석화에 넘긴 아시아나항공 지분 12.7%를 재매입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지분매입이 끝나면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3.5%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부상하게 된다.

이 경우 금호산업의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그룹 내 알짜기업인 아시아나항공의 실질적인 지배권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

하지만 산은이 금호산업과 금호석화에 대한 감자와 동시에 자신들이 지원할 신규자금을 출자전환할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지배권은 산은으로 넘어간다.

산은 관계자는 “감자 등에 대한 동의서는 향후 예상치 못한 부실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요구한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감자나 출자전환 등은 구체적으로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황일송 기자 il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