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면담서 울컥… 심경변화 조짐

입력 2010-03-13 01:16

김길태는 검거 3일째인 12일에도 범행을 전면 부인하거나 묵비권을 행사했다. 하지만 전날 가까운 친구와의 만남에서 눈물을 보이는 등 심경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11일 밤 김길태는 친한 친구인 강모(33)씨와 조사실에서 10여분 동안 대화시간을 가졌다. 김길태는 친구와 편안하게 많은 이야기를 나눴으며 이 과정에서 “난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다”면서 검거 이후 처음으로 눈물을 내비치며 한때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이틀째 김길태를 조사한 경찰청 소속 프로파일러 권일용 경위는 “김길태는 현재 자신이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인식하는 단계”라며 “심경에 변화를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권 경위는 “김길태가 현재는 범행 사실을 부인하고 있으나 어느 순간 한꺼번에 무너질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피해자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도록 하는 등 계속 자백을 유도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길태는 검거 이후 그동안 경찰의 질문에 단답형으로 답변했으나 조사가 진행되면서 피해자에 대한 죄책감보다 자기신변 보호와 극형에 대한 두려움에 집착하고 있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경찰은 특별조사팀을 확대해 입체적인 수사를 펴는 한편 죄책감을 느끼도록 심경에 변화를 주기 위해 김길태의 양부모와 양누나 등을 대면시키는 것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또 김길태가 범행을 부인할 경우 당분간 현장 검증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행적에 대한 실황조사를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장 검증은 피의자가 진술한 내용을 토대로 직접 현장에서 범행을 재연하는 것이고 실황조사는 수사팀이 사고나 사건 당시 상황을 가정해 재현해 보는 것이다.

검찰은 오는 19일까지 수사를 일단락하고 이번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부산=윤봉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