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차기 총재 2∼3일뒤 윤곽”… 어윤대 유력속 박철·김종창·강만수 등 경합중

입력 2010-03-12 18:12

이달 말로 임기가 끝나는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후임에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이 유력한 가운데 박철 리딩투자증권 회장, 김종창 금융감독원장 등이 경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만수(전 기획재정부 장관) 청와대 경제특보와 김중수(전 청와대 경제수석)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등도 물망에 올랐으나,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은 12일 “후보군이 압축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르면 2, 3일 정도 지나면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어 위원장이 유력한 상황이었으나, 반대 논리도 강하게 나오고 있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최종적인 결심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늦어도 오는 22일까지 후임 한은 총재를 최종 낙점한 뒤 23일 국무회의에서 임명안을 상정, 처리할 예정이다.

경남 진해 출신인 어 위원장은 이 대통령의 고려대 경영학과 후배로 2003∼2006년 고려대 총장을 지냈다. 대선 때 이 대통령을 적극 도운 측근그룹에 속하며, 현 정부 초대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으로도 거론됐다. 비상임 금통위원을 지낸 경력이 있으며, 환율 금리 문제에 밝다는 평이다. 하지만 독립성이 중요한 한은 총재에 대통령 측근인 어 위원장이 임명될 경우 논란이 불가피하다.

한은 총재에 이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가 오면 한은의 위상이 너무 커질 수도 있다는 정반대 논리도 나오고 있다. 일부 관료 출신들이 어 위원장 임명에 반대한다는 소문도 들린다.

박철 회장은 한은 부총재를 지냈다. 내부 출신이어서 불필요한 논란을 막을 수 있고, 한은 안팎의 신망도 두텁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재무부 출신으로 기업은행장과 금통위원을 지냈다. 시장친화적이라는 얘기를 듣고 있다.

한편 이 대통령은 공석인 여성부 차관에 김교식(58) 기획재정부 기획재정실장을 내정했다.

김 내정자는 충남 논산 출신으로 경복고와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를 나와 행정고시 23회로 관가에 입문했다. 재정경제부 기획예산담당관, 재산소비세제 국장 등을 지냈다.

그러나 청와대 내부에서 제기된 다른 차관 인사는 유동적인 상황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차관을 오래한 분들을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으나, 이 대통령의 생각이 정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남지사 후보 출마를 위해 사퇴한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 후임 인사도 검증 등의 문제로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