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李대통령 실명 거론 비난

입력 2010-03-12 18:11

북한 언론매체가 이명박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며 비난을 재개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12일 논평을 통해 “얼마 전 이명박은 그 무슨 ‘기념연설’이라는 데서 지난 2년 동안 ‘일관된 원칙과 진정성’을 가지고 ‘남북관계의 새로운 방식을 열기 위해 노력해왔다’는 파렴치한 궤변을 늘어놓던 끝에 우리가 저들을 ‘경제협력 대상으로만 여기는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는 도발적인 소리를 내뱉었다”고 비난했다. ‘대결전쟁 책동은 어리석은 자멸행위’라는 제목으로 쓴 이 논평은 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 내용을 거론한 것이다.

신문은 또 “괴뢰보수패당은 지금 그 무슨 ‘원칙고수’론을 집요하게 들고 나오면서 반민족적인 대북정책을 극구 정당화하고, 핵문제를 걸면서 북남관계를 계속 파국에로 몰아갈 기도를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북한의 주요 매체가 이 대통령을 실명으로 비난한 것은 지난해 8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당시 특사 조문단이 서울에 와 이 대통령을 면담한 것을 계기로 중단된 지 7개월 만이다.

앞서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은 11일 ‘북남 관계를 파국에로 몰아가는 행위’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남조선 당국자(이 대통령 지칭)가 3·1절 기념사를 통해 ‘북한은 행동으로 국제사회에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며 주제넘게 놀았다”고 비난했지만, 이 대통령을 실명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최근 접점을 찾지 못하고 겉돌고 있는 남북관계를 반영한 것”이라며 “남북관계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때까지는 말을 통한 대남 압박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안의근 기자 pr4p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