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 직후 살해 가능성 집중 수사…김길태 친구에 범행암시 전화,구속영장 발부

입력 2010-03-12 21:11

부산 여중생 이모(13)양 납치·살해 사건을 조사 중인 부산 사상경찰서(서장 김희웅)는 이양이 납치 직후인 지난달 26일 오전 이전에 살해된 정황을 포착, 이 부분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12일 브리핑에서 “이양 시신이 유기된 현장 주변에서 발견된 횟가루 통이 첫 발견시점인 지난달 26일 오전 10시49분 이후 특별한 변화가 없었다”면서 “이 통에 담긴 횟가루가 이양 시신에 뿌려진 것과 동일한 성분으로 확인된다면 이양 살해시점은 늦어도 지난달 26일 오전 이전이 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양 납치 사흘째인 지난달 26일 오전 10시49분 이양 집 주변을 수색하다 횟가루 통을 발견, 수사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사진을 찍었으며, 이양 시신이 발견된 직후인 6일 오후 11시10분에도 현장에서 5m 떨어진 곳에 있던 이 고무통을 촬영했다. 경찰은 두 사진을 분석한 결과 고무통 위치나 통 안 횟가루 상태에 특별한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고무통에 담긴 횟가루와 이양의 시신 위에 뿌려졌던 횟가루가 동일 성분인지 여부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정밀 감식을 의뢰한 상태다.

경찰은 또 이양 살해 피의자 김길태(33)가 사건 발생 다음날인 지난달 25일 오전 10시쯤 안양교도소에 함께 수감됐던 친구 김모(33)씨와 통화한 내용에 주목하고 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김길태가 만취 상태에서 “친구야 너한테 할 말이 있다”고 말한 뒤 한숨을 계속 내쉬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김길태가 당시 이양을 살해한 뒤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에서 김씨에게 전화를 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김길태는 12일 오후 부산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이양을 성폭행·살해한 혐의(미성년자 강간살인) 등으로 구속됐다. 김길태는 그러나 영장실질심사에서도 “할 말이 없다”며 이양 살해 사실을 부인했다.

부산=윤봉학 이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