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담 신문 ‘땡스투올’ 9년째 발행 송재천 목사… “훈훈한 소식으로 아름다운 세상 만들고파”

입력 2010-03-12 19:10


장신대 신대원과 숭실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그가 미담신문을 발행하게 된 것은 남다른 사연이 있다. 대학 강연을 하다 사회복지사를 여럿 만났는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불우한 이웃을 돕는 데 감명을 받았다. 여기에다 시각장애인이 된 아들의 삶을 지켜보면서 ‘더 큰 사랑’에 눈뜨게 됐다. 1997∼2000년 홀트아동복지회 회장이던 그는 임기가 만료된 뒤 신문 발행에 뛰어들었다.

8쪽으로 발행되는 땡스투올에선 등장인물의 학벌이나 직책을 찾아 볼 수 없다. 신분 타파를 모토로 하기 때문이다. 누구라도 이름 뒤에는 직함이 아니라 ‘씨’가 붙는다. 12일 서울 양재동 사무실에서 인터뷰할 때도 자신을 ‘씨’라고 표기해 달라고 당부할 정도였다. 대학에 출강하는 교수, 한국국제입양인친선협회 회장이지만 ‘목사님’이나 ‘교수님’ ‘회장님’이라는 꼬리표를 극구 사양했다.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걸 전하고 싶었어요. 저도 잘 압니다. 세상은 불평등투성이라는 걸…. 하지만 이 신문에서라도 평등한 세상을 만들고 싶어요.”

땡스투올은 주간지로 등록했지만 서너 달 발행이 중단되기도 한다. 그의 남다른 철학 때문이다. 취재가 절대 부실해선 안 된다는 것. 여기에 얽힌 일화도 수두룩하다. 선행을 한 사람이 워낙 완고해 기사화되는 것을 거부해 8년간 쫓아다닌 적도 있다. 장애를 안고 구두를 닦으면서도 이웃을 돕는 ‘천사표 부부’를 소개하기 위해 6개월간 구두를 직접 닦은 일도 있다.

현재 발행 부수는 3000부. 그 중 2000부가량은 교도소와 병원, 복지관 등에 무료로 보내주고 있다. 광고비는 형편이 풀리면 갚으라는 조건이라 무료에 가깝다. 따라서 턱없이 부족한 신문 발행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강의와 특강 사례비, 후원금을 모두 쏟아 붓는다.

이처럼 어려운 형편이지만 그는 ‘무소유주의자’다. 22평 임대 아파트에 아내, 딸 아들 등 네 식구가 살고 있다.

“1∼2만원씩 후원하는 이름 모를 손길이 이 사역을 내려놓지 못하게 해요. 세상에 미담이 사라지는 그날까지 신문을 발행할 겁니다. 감춰진 미담을 찾아내 확대 재생산하는 ‘행복발전소’ 땡스투올을 운영하는 제가 세상에서 가장 부자랍니다(하하).”

2001년 7월 창간호가 나온 이래 총 57호가 발간된 땡스투올의 그간 성과를 묻자 “미담을 전하는 것 자체가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의미 있는 작업이다. 세상을 혼자 바꿀 수는 없지만 우리 사회가 남을 배려하는 정신이 조금씩 늘어나는 것 같아 기쁘다”며 특유의 너털웃음을 지었다. 신문에 실린 대부분의 미담 기사들은 이후 방송이나 신문에 게재됐다고 한다. 그는 내년 땡스투올 설립 10주년을 맞아 ‘전 세계 미담대회’를 추진할 계획이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