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 연아’ 돌풍… 멋은 덜하더라도 편한 스포티즘을 입는다
입력 2010-03-12 21:34
올봄 ‘퀸 연아’ 돌풍이 여성 패션에서 살아난다. 동계올림픽 월드컵 등 세계적인 스포츠 행사가 있는 해여서일까. 스포츠룩에서 영감을 얻은 옷들이 쇼윈도를 장식하고 있다.
미국 디자이너 알렉산더 왕은 테니스 스커트와 큼직한 스웨트 셔츠(sweat shirt, 일명 맨투맨티), 스포츠 브라와 트레이닝팬츠 등을 무대에 올렸다. 프랑스 브랜드 에르메스는 아예 테니스장에서 올봄 여름 옷을 소개했다.
에이다임 이경옥 본부장은 “스포티시즘의 유행은 경기 침체가 확대되면서 실용적인 패션을 찾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용적인 스포티즘의 또 다른 매력은 편하다는 것. ‘좀 불편하더라도 멋진 것’을 찾던 여성들이 ‘덜 멋지더라도 편한 것’을 찾게 됐다고 볼 수 있다.
운동복 스타일이라고 하지만 그대로 입고 운동을 할 수 있는 옷들은 아니다. 남성적인 운동복을 디자이너들은 여성적 감성으로 풀어냈기 때문이다. 이름 하여 로맨틱 스포티즘.
캠브리지코오롱 ‘쿠아’의 김은정 디자인실장은 “로맨틱 스포티즘’은 발레와 요가, 트레이닝 등의 스포츠 의류를 모티브로 한 의상과 여성스러운 의상, 이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가지를 같이 입는 믹스&매치를 통해 캐주얼하면서도 건강한 미를 발산하는 스타일”이라고 소개했다.
발레할 때 입는 샤(망사) 스커트에 모자달린 스웨트 셔츠를 입으면 산뜻한 발레 룩을 연출할 수 있다. 위에 재킷을 걸치면 출근할 때 입어도 무난하다. 달리기할 때나 입을 것 같은 숏팬츠 아래 레깅스를 신고 무늬가 강조된 티셔츠를 입으면 건강미가 돋보이는 차림이 된다. 트레이닝팬츠, 일명 고무줄팬츠에 티셔츠를 입은 뒤 정장재킷을 걸치면 정장바지와 입었을 때와는 또 다른 모습을 즐길 수 있다.
올봄 스포티즘의 대표주자는 뭐니 뭐니 해도 윈드 브레이크 점퍼. 일명 ‘바람막이’로 불리는 점퍼가 벤쿠버 올림픽 때 선수들의 감동적인 모습과 함께 여성들을 사로잡았다. 검정색 정장바지에 프린트 셔츠를 입고 가볍게 걸쳐 입으면 세련된 모습이 된다. 정장 슈트 안에 블라우스 대신 입어도 멋스럽다.
“웬 운동복, 나는 싫어!” 이런 여성들이라고 해서 올봄 신상에서 고를 옷이 없는 것은 물론 아니다. 봄 패션의 대표주자 꽃무늬 원피스, 몇 년째 여성들의 마음과 남성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는 미니스커트, 캉캉치마로 불리는 티어드 스커트 등 로맨틱 페미닌룩, 복부의 군살을 살짝 가려주는 배기팬츠 등도 나와 있다.
올봄 패션에서 특히 눈에 띄는 변화는 색상이다. 해마다 봄이면 산뜻한 색상이 유행했지만 올해는 다르다. 패션 브랜드 쇼핑몰 하프클럽닷컴(www.halfclub.com) 최선애 스타일리스트는 “2010년을 이끌어 갈 컬러를 딱 한가지 고른다면, 바로 베이지 색상”이라고 말했다. 베이지를 중심으로 흰색 아이보리 연하늘색 연보라색 등 중간색(뉴트럴 컬러)들이 유명 디자이너들의 컬렉션 무대를 점령했다. 팬디, 버버리프로섬, 캘빈클라인, 랑방. 구치 등의 봄여름 컬렉션에서 베이지색이 주인공이었다.
네티션 정예지 차장은 “뉴트럴 컬러는 채도가 낮아 연출하기 쉽다”면서 “한가지색으로 클래식하게 연출하거나 선명한 색상을 포인트 색으로 활용하면 매력적인 차림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