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운동, 보폭 넓게 팔 크게 흔들고 허리 살짝 틀어줘야

입력 2010-03-12 18:08


제주 올레길이 아니어도 좋다. 동네 골목길이면 어떤가. 귓가에 살짝 스치는 바람. 그 속에 숨어 있는 봄내음을 맡으며 걸어보자.

걷기운동이 다이어트에는 물론 심장병 골다공증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참여하는 이들이 부쩍 늘고 있다. 한국체육진흥회는 국민들의 간강 증진을 위해 제1회 한국 걷기왕 선발대회까지 마련했다. 2월에 시작된 이 대회는 11월까지 이어지며 수시로 참가신청이 가능하다.

아주 춥지도 매우 덥지도 않은 이맘때가 걷기 딱 좋은 때다. 올봄 걷기운동을 한번 시작해보자. 걷지 않고 사는 사람은 없다. 걷기가 운동이 되려면 평소와는 조금 다르게 걸어야 한다.

한국체육진흥회 선상규 회장은 “보폭은 보통 때보다 넓게, 팔은 크게 흔들고, 허리는 살짝 틀어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보폭은 키×0.45 정도가 알맞다. 벽돌 길 등 보폭을 점검하기 좋은 장소를 이용해 보통 때보다 보폭을 넓혀 걷는 연습을 하면 효과적이다. 일상생활에서 보통 걸을 때는 팔을 가볍게 흔들지만 빠르게 걸을 때는 90도 가량 굽혀 앞뒤로 크게 흔든다. 허리를 틀어줘야 보폭을 넓힐 수 있다.

선 회장은 또 “발은 뒤꿈치부터 땅에 닿은 뒤 발바닥 전체로 디디고 선 다음 발끝으로 땅을 차내듯이 걷되 일직선상으로 양발이 포개지도록 똑바로 걷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발 바닥을 물에 적셔 걸어보면 양발 뒤꿈치 자국이 일직선이 되어 있는지 아닌지 체크해보면 알 수 있다.

서울시티클럽 트레이너 김준광씨는 “손은 계란을 쥔 듯 동그랗고 주먹을 쥐고, 시선은 정면을 바라보고 턱은 아래로 당긴 채 일정한 속도로 걷는 것이 좋다”고 일러 준다.

어떤 운동이든 자신에게 맞는 운동 강도가 있다. 초보자는 보통 자기 걷는 속도(보통 분속 65∼70m, 시속 4㎞)를 알아두고, 그것보다 조금 빠른 속도로 걷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걷기 운동을 할 때 준비해야 할 품목 1호는 신발이다. 의학박사 홍혜걸씨는 “걸을 때와 뛸 때 힘이 가해지는 부위가 다르기 때문에 걷기 운동을 할 때는 전용운동화를 신어야 편하고 운동효과도 누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홍 박사는 “걸을 때 발뒤꿈치로 집중되는 충격을 흡수하고 발동작에 따라 관절이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앞볼 부분이 유연하게 휘어지고, 가볍고, 통기성이 좋은 워킹화를 고르라”고 조언한다.

인터스포츠 김영식 러닝 파트장은 “똑바로 서서 양쪽 모두 신은 상태에서 발의 폭이 가장 넓은 부분에도 여유 있게 맞는지 확인해보고 발가락 끝과 운동화 끝 사이의 간격이 1,2cm 차이 나는 크기가 알맞다”고 말했다. 워킹화와 러닝화는 바닥이 확연하게 다르다. 러닝화는 바닥이 S자형으로 굴곡이 나 있는 반면 워킹화는 일자형에 가깝다.

최근 워킹화들이 다양하게 나오면서 피트니스센터나 도로, 비포장도로 등 걷는 곳에 따라 고를 수도 있다. 또 자세교정을 해주는 ‘기특한’ 워킹화, 출퇴근할 때 그대로 신을 수 있는 컴포트화 스타일의 워킹화들도 선보이고 있다.

팔을 앞뒤로 충분히 움직이기 편한 옷이면 되지만 걷기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면 운동복을 따로 마련하는 것이 좋다. 아식스 스포츠 마케팅팀 송윤철 과장은 “일반 면소재보다 가볍고 땀을 빨리 흡수하고 빨리 마르는 기능이 뛰어난 소재의 언더셔츠와 윈드점퍼, 팬츠를 마련해 겹쳐 입기를 하라”고 말했다. 걷다가 땀이 많이 나면 겉옷을 벗었다 다시 추워지면 덧입는 것이 좋다는 것. 걷기 운동을 할 때는 발에서도 땀이 많이 나게 마련. 땀 흡수력은 면양말이 뛰어나지만 신축성이 없어 발이 아플 수도 있으므로 순모나 모혼방 제품이 알맞다.

아무리 몸에 좋고 날씬해진다고 해도 여성들은 봄볕에 얼굴을 드러내기 겁내게 마련이다. 이지함화장품 피부과학연구소 김세기 소장은 “운동할 때는 메이크업을 지우고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면 피부 트러블이나 기미 잡티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메이크업을 하고 운동하면 잘 배출되지 않은 땀이 메이크업의 유분과 결합해 모공이 막히게 돼 여드름과 뽀루지의 원인이 된다. 자외선 차단제는 SPF15 이상으로 UVA까지 차단되는 제품을 골라 운동 15분 전에 발라야 효과를 볼 수 있다. 3∼5시간마다 덧발라주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