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새 신자 프로그램 알파코스 성공비결… 마주 보며 마음 열어 ‘인격적 만남’으로 인도

입력 2010-03-12 17:22


150여명이 출석하는 경기도 일산신도시의 한 교회 총동원전도주일에 무려 500여명의 비신자가 몰려들었다. 그러나 정작 다음 주일 교회에 나온 사람은 단 두 명뿐이었다. 교회가 많은 이들을 교회로 인도하지만 정착까지 이뤄내기 어려운 현실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관심을 끄는 프로그램이 있다. 한국교회에 가장 널리 보급돼 있는 비신자 전도 및 새신자 정착 프로그램인 알파코스다.

알파코스는 한마디로 교회에서 비신자나 새신자들로 하여금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게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이들로 하여금 하나님의 사랑을 체험하고 하나님의 성품을 파악해 하나님을 증거하는 삶으로 바뀌게 하는 세계 공용의 성경적 프로그램이다.

알파코스의 내용은 영문 이름 ‘ALPHA’에서 어느 정도 파악된다. ‘Anyone can come(누구든 환영한다)’ ‘Learning and laughter(웃으며 배운다)’ ‘Pasta(음식을 나눈다)’ ‘Helping one another(서로 돕는다)’ ‘Ask anything(무엇이든 물을 수 있다)’의 머리글자를 모은 것이다.

알파코스는 1970년대 중반 서구 교회의 극한 침체기에 영국 성공회의 찰스 만함 신부에 의해 시작됐다. 당시 젊은이들이 썰물처럼 교회를 떠나면서 “하나님의 사랑을 실제로 보여 달라” “하나님의 존재를 증명해 달라”고 요구하자 만함 신부가 신약성경의 전도원리를 재구성한 것이다. 이후 존 어바인과 니키 리에 의해 보완 발전되다가 니키 검블에 의해 현재의 틀을 갖추고 전 세계로 보급되기 시작했다.

변호사였다가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한 니키 검블은 90년 HTB(Holy Trinity Brompton) 교회에 부임하면서 알파코스를 가다듬기 시작했다. 93년부터 전 세계로 보급되기 시작한 알파코스는 현재 세계 150여개 언어로 170여개 나라에서 적용하고 있다. 니키 검블은 지난해 2월 1만2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열린 국제알파콘퍼런스의 주강사로 참여했다.

한국에는 1990년대 중반 도입됐다. 92년 간이식수술을 받고 새 생명을 얻은 알파코리아 이상준 대표가 우연히 알파코스를 접한 게 계기였다. 그는 영국의 알파본부로 달려가 알파의 모든 것을 전수받은 뒤 98년 영락교회에서 첫 세미나를 열었다. 그때부터 자신의 사재를 전부 들이다시피 하며 진력한 결과 현재 국내에서 알파코스를 적용해 배 이상 성장한 교회만도 400곳이 넘는다. 교회뿐 아니라 기관과 단체까지 포함할 경우 3600여 곳이 알파를 도입하고 있다.

릭 워런, 빌 하이벨스, 알리스터 맥그래스, 제임스 패커 등 외국의 저명한 목회자와 신학자들뿐 아니라 국내서도 조용기 김장환 김삼환 이동원 최홍준 최종진 고용수 김의원 등 수많은 목회자와 신학자들이 알파의 우수성과 건강성을 인정하고 있다. 영국 ‘타임’지는 2008년 12월 21일자에 ‘가장 세속적인 런던을 변화시킨 알파’라는 타이틀로 장문의 기사를 내보냈다. 릭 리처드슨의 ‘스타벅스 세대를 위한 전도’ 등 여러 베스트셀러에서도 알파에 대한 호평을 내놓았다.

알파코스는 초청하는 전도 대상자들에 대한 호칭부터 특이하면서 신선하다. 흔히 쓰는 ‘비신자’나 ‘불신자’라는 말 대신에 ‘게스트(Guest)’라고 표현한다. 전도 대상자를 하나님의 사랑이 가장 많이 필요한 최고의 손님으로 본다는 뜻이다.

알파코스는 15개의 주제 토크를 가지고 매주 한 번씩 모임을 갖는다. 모임에서는 먼저 게스트들과 함께 식사를 나누면서 따뜻하고 열린 분위기 속에서 환영하며, 그날의 주제 토크를 함께 듣는다. 토크가 끝나면 잠시 차와 간식을 나눈 후, 소그룹 모임에서 토크에서 나온 주제들을 가지고 함께 이야기한다. 여기서는 무엇이든지 질문하고 이야기하며 의문을 해소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합리적인 복음의 논리가 정돈되고, 성령의 임재를 체험하며, 생동감 있는 신자로 태어나게 된다. 수료식인 축하만찬에선 주변의 비신자들을 초청하도록 해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되는 감동이 있다.

프로그램 중 주말수양회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알파코스에 참가한 게스트들의 삶 속에 역사하시는 성령에 대해 가르치는 시간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이 시간 성령으로 충만하며, 예수님을 영접하게 된다.

정수익 기자 sag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