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개신교협의회(EKD) 마곳 캐스만 의장 4개월만에 사임

입력 2010-03-12 14:57


[미션라이프] ‘독일개신교협의회(EKD) 역사상 최초의 여성 의장’으로 관심을 끌었던 마곳 캐스만(52·사진) EKD 의장이 취임 4개월만에 사임했다. 캐스만은 지난달 20일 서구국가의 아프가니스탄 파병을 반대한다는 취지로 “아프가니스탄엔 선한 것이 없다”고 설교한 직후 ‘아프간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그로부터 며칠 후 캐스만은 “엄청난 실수를 했고 깊이 뉘우친다”면서 “직무를 감당할 권위를 잃은 만큼 깨끗이 사임한다”고 밝혔다. 캐스만은 EKD 의장 외에 10년 넘게 맡아왔던 독일 복음주의루터교 하노버 감독직도 사임하고 목사 신분만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EKD가 공의회를 열어 만장일치로 캐스만을 신임했지만 그녀는 사의를 굽히지 않았다. EKD 프래제스 쉬나이더 부의장은 “그녀의 사임은 독일 개신교의 엄청난 손실”이라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EKD 최고의결기구는 오는 11월 공의회에서 차기 의장을 선출할 때까지 쉬나이더 부의장에게 의장직을 수행하도록 했다.

캐스만은 지난해 9월 EKD 대표단과 함께 북한과 남한을 동시에 방문한 적이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방문한 자리에서는 한국 교회의 성장과 교회간 연합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명한 바 있다. 독일 전체 인구의 30%인 2500여만 명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는 EKD는 1970~80년대엔 한국의 민주화, 최근엔 남북한 통일에 대해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