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高 ‘비리 비빔밥’… 부정입학·공금횡령에 기부금 받고 교사채용
입력 2010-03-11 18:55
요리사를 양성하는 특성화고교에서 부정 입학과 공금 횡령 등 각종 비리가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1일 입학 점수를 조작해 신입생을 선발하고 국고보조금 등 예산을 빼돌린 혐의(업무상 횡령 등)로 경기도에 있는 A조리고 교장 진모(73)씨와 교무부장 이모(45)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같은 혐의로 교감 정모(54)씨와 현직 교사 16명, 행정직원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진씨 등은 지난해 11월 면접 점수 등을 조작해 2010학년도 신입생 15명을 합격시킨 혐의다. 진씨는 “같은 재단 중학교 출신과 남학생을 우대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뒷돈이 오갔는지 조사하고 있다. 당시 합격 점수를 받고도 탈락한 김모군은 지난해 말 경기도교육청 홈페이지에 ‘여섯 살 때부터 제 꿈은 셰프(요리사)가 되는 것”이라며 “정말 아쉽네요. 뭐가 부족한지 알고 싶네요’라는 글을 올렸다.
진씨 등은 2005년부터 주방기구 구입비 등을 부풀려 6400여만원과 국고보조금 8900여만원 등 모두 3억1700여만원의 공금을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진씨는 기부금 500만∼5000만원을 받고 박모(44)씨 등 8명을 교사로 채용했다. 지난해에는 경기도의원 B씨의 교육기관 수강료 400만원을 대신 내주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재단 이사장과 교장이 부부 사이고 친인척이 주요 교직원을 맡고 있어 장기간 비리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