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태 “나는 모르는 일… 법대로 하라” 담배 요구하며 자장면 주문도

입력 2010-03-11 21:58

체포된 김길태는 혐의 내용을 전면 부인하는 등 뻔뻔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경찰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



11일 수사본부에 따르면 김길태는 조사관이 이양 몸속에서 검출된 자신의 DNA를 물증으로 제시하자 “법대로 하세요”라며 죄의식 없는 진술을 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경찰을 피해 도망 다녔던 것에 대해 “지난 1월 20대 여성 성폭행 사건 때문”이라는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

김길태는 지난달 초순 이양 집 옆 빈집에서 침입해 3∼4회 이양 집과 주변 빈집에서 라면을 끓여먹은 사실이나 이양 시신이 발견된 물탱크 옆 빈집에서 하룻밤을 머문 사실 등 자신의 일반적인 행적은 순순히 털어놨다. 그러나 이양 이름만 나오면 무조건 “모른다”는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면서 김길태는 검거 직후 담배를 요구하는 등 뻔뻔함을 보였고 저녁식사에 자장면을 요구하기도 했다. 체포 다음날 아침에 밥과 김치 멸치조림 등을 먹은 김길태는 오후에는 떡국을 먹기도 했다. 경찰은 원활한 조사를 위해 김길태의 요구를 수용했으며, 그는 그릇을 모두 비웠다.

이어진 조사에서도 김길태는 여전히 자신의 범행을 부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길태가 수사과정에서 다소 무모해 보일 만큼 호기까지 부리고 있어 자백을 받아내는 등 유죄를 입증하는 데 적잖은 어려움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길태가 이틀간의 조사에도 ‘끝까지 버텨보겠다’는 식으로 나오자 이번 사건에 투입된 프로파일러(Profiler)들은 한 단계 높은 수사기법을 이용해 심리를 자극하는 ‘강온 양면작전’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현재 김길태 조사에는 경찰청 과학수사팀 소속 2명과 부산경찰청 소속 1명 등 3명의 프로파일러가 투입돼 있다.

부산=윤봉학 이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