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 발전소’ 탄력 붙는다… CO 만 골라 저장하는 플랜트 세계 첫 건설

입력 2010-03-11 22:00


대표적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CO₂)를 붙잡아 저장하는 플랜트가 세계 최초로 국내에 만들어졌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없는 ‘클린 발전소’ 건설이 탄력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교육과학기술부 이산화탄소 저감 및 처리기술 개발사업단(단장 박상도)은 11일 고체 형태의 건식 흡수제를 이용한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CCS)’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을 이용한 플랜트는 12일 한국남부발전 경남 하동화력본부 석탄 화력발전소에 준공된다.

CCS 기술은 화력 발전소나 제철소 등 에너지 사용량이 많은 곳에서 대량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안전하게 저장하는 기술로, 2050년까지 전 세계 온실가스 감축 목표량의 19%를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일본 유럽 호주 등이 2020년까지 CCS 상용화를 위한 기술 개발 및 실증에 집중 투자하고 있지만 실제 화력 발전소에 실증 플랜트를 구축한 곳은 아직 없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한전전력연구원이 2002년부터 약 8년간 총 사업비 108억8000만원을 들여 개발한 이번 기술은 재생 가능한 건식 흡수제를 사용해 배기가스에 포함된 이산화탄소만을 선택적으로 잡아낸다. 석탄 화력발전소 배기가스에는 이산화탄소가 15% 정도 포함돼 있다.

사업단은 실제 발전소의 2만분의 1 규모 실험실에서 이산화탄소를 83%까지 제거하는 성과를 올렸으며 이번에 상용 화력 발전소의 1000분의 1 규모인 0.5㎿(메가와트)급 설비를 실제 화력 발전소에 적용하게 됐다고 밝혔다. 올해 말까지 0.5㎿급 시험가동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10㎿급 설비를 만들어 실증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따라 2020년 건설 예정인 강원도 삼척 화력발전소는 이산화탄소 없는 발전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상도 단장은 “건식 포집 기술은 기존 액체 상태의 습식 흡수제에 비해 소재가 저렴하고 설비구축 비용도 적게 든다”면서 “2020년 이후 수십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국제 CCS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