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라운지] 정치의 계절 슈퍼스타 원자바오
입력 2010-03-11 18:34
중국의 정치 계절에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최고 스타로 뜨고 있다.
중국에서 1년 중 가장 관심을 끄는 정치행사는 최고 국정자문회의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와 정기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다. 양회(兩會)로 불리는 회의 기간에 중국 대륙은 물론 전 세계의 시선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쏠린다. 중국이 어떤 정책을 논의하고 결정하느냐가 전 세계 경제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런 양회에 대해 ‘원 총리로부터 시작돼 원 총리에 의해 끝난다’는 말이 나온다.
원 총리는 지난달 27일 중국 정부의 공식 사이트인 중국정부망과 신화통신 사이트인 신화망이 공동으로 개최한 인터넷 누리꾼과 온라인 대화를 가졌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인 이 대화는 양회 시작을 앞두고 인민들의 민원을 받는 성격을 띠고 있다. 원 총리는 2시간여 동안 계속된 대화에서 서민들의 주택고민 등 부동산 문제, 공직자들의 부패 문제, 농민공(농촌 출신 도시근로자) 문제 등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원 총리는 5일 전인대 개막식에선 정부업무보고를 통해 지난해 업무성과를 설명하고 올해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국내총생산(GDP) 8%내외 성장 목표 등 경제 및 민생 현안 등에 대한 그의 발언에 중국인들은 물론 전 세계가 주목했다. 중국 CCTV는 하루 종일 그의 연설 내용을 방송했고, AP통신 등 세계 주요 매체도 앞 다퉈 이를 보도했다.
전인대 폐막일이자 양회가 끝나는 오는 14일 원 총리는 직접 전 세계 언론을 상대로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회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서민 총리’로 불리면서 중국인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원 총리가 양회를 계기로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고 있다. 홍콩 명보 등 중화권 언론들은 최근 원 총리가 중국 역대 총리 중 최대의 권력을 행사하고, 최고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총리가 됐다고 보도했다. 사실상 중국경제 운영의 전권을 장악한 원 총리가 중국은 물론 국제경제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판단에서다.
요즘엔 국제경제 흐름을 파악하려면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보다 원 총리의 발언에 더 주목해야 할 것 같다.
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