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경선하자”-“합당이 먼저”… 야권, 머나먼 후보 단일화

입력 2010-03-11 18:37

6·2 지방선거에서 야권의 경기지사 후보 단일화 여부가 관심거리로 등장했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전 장관을 비롯해 민주당 김진표 최고위원과 이종걸 의원, 진보신당 심상정 전 대표 모두 겉으로는 단일화를 표명하지만 속으로는 각기 다른 목표와 전략을 세우고 있기 때문에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단일화의 명분과 시너지가 크기 때문에 막판까지 논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유 전 장관은 11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단일화 방식에 대해 “제가 정치적 합의를 거쳐 단일화되는 것이 가장 좋고, 그게 안 된다면 도민의 의사가 반영되는 경쟁 방식으로 하면 된다”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다른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지도가 높다. 단일화 경쟁에서 단연 우위라는 자신감이 있다. 유 전 장관의 경기지사 출마는 신생 정당으로서 인지도를 높여야 하는 참여당의 명운과 직결돼 있다. 그가 전날 기자회견에서 다른 후보의 선대위원장을 맡을 수 있다고 한 발언은 자신으로 단일화될 것이란 자신감과 함께 다른 예비 후보들에게 단일화에 참여하고 결과에 승복하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보인다.

김 최고위원은 참여당과 합당한 뒤 당내 경선을 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국회 당대표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뿌리가 같은 민주당 김진표와 참여당 유시민이 왜 따로 나와 적전분열하느냐는 게 경기도민의 반응”이라며 “합당한 뒤 당내에서 후보 단일화 과정을 거치자”고 말했다.

정세균 대표도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유 전 장관의 출마에 대해 지난 총선 때 대구에 출마한 사실을 거론하며 “민주개혁 진영이 영남에서도 당선자를 낼 수 있도록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참여당에 대해 “이념이나 정책에 큰 차이가 없다”며 “통합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 최고위원과 경쟁 중인 이종걸 의원 측은 “현 시점에서 당 대표도 아닌 김 최고위원이 참여당에 현실성 없는 제안을 한 의도가 궁금하다”며 “국민경선을 통해 당내에서 경쟁한 뒤 야권 연대 논의 절차를 거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신당 심상정 대표 측도 경쟁 구도 다각화를 반색하고 있다. 심 대표 측은 “국민들로부터 인정받으려면 용광로 같은 단일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