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최고부자’ 타이틀 내줬다… 1위 멕시코 통신 재벌 카를로스 슬림

입력 2010-03-11 18:45

빌 게이츠 마이크로 소프트(MS) 전 회장이 ‘세계 최고 부자’ 타이틀을 멕시코 재벌에게 뺏겼다. 한국에서는 세계 10억 달러 이상 갑부 리스트에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100위) 등 11명이 포함됐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10일 발표한 억만장자 순위에 따르면 멕시코 통신 재벌 카를로스 슬림이 535억 달러(약 61조원)의 자산을 보유해 1위에 올랐다. 530억 달러 재산을 자랑한 게이츠 전 회장은 5억 달러 차이로 2위로 미끄러졌다. 비(非)미국인이 세계 갑부 1위에 오른 건 1994년 이래 처음이다.

게이츠는 MS주식이 최근 1년간 50% 상승하면서 재산이 지난해보다 130억 달러 늘었다. 하지만 슬림은 더 많은 185억 달러를 불려 지난해 3위에서 1위로 뛰었다. 게이츠가 최근 15년간 세계 최고 갑부 자리를 내준 건 2008년에 이어 두 번째다.

3위는 470억 달러를 보유한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차지했다. 지난해보다 100억 달러가 많았다. 이어 인도 재벌 무케시 암바니(290억 달러)와 락시미 미탈(287억)이 각각 4, 5위를 차지했다.

슬림의 선전은 개도국이 선전한 올해 세계 부의 흐름과 일치한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분석했다.

특히 아시아의 강세가 두드러진 해였다. 10억 달러 이상 갑부 명단에 신규 진입한 재벌은 97명이고, 이 가운데 아시아 출신이 62명으로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한국에서는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72억 달러로 100위,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36억 달러) 249위,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19억 달러) 536위,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각 16억 달러)가 공동 616위였다. 또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과 신동주 일본롯데 부사장(각 15억 달러)이 655위,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14억 달러)이 721위에 올랐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13억 달러)은 773위,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각 11억 달러)은 공동 880위였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