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유럽챔스리그 통산 3호 시즌 2호 골 ‘포효’… 맨유, 8강 진출

입력 2010-03-11 17:55

“박지성의 희생과 영리함이 오늘 승리를 이끌었다.”(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박지성(28)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다시 한번 골을 터뜨렸다. 상대는 역대 박지성 최고의 골로 꼽히는 2004∼2005 유럽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만났던 AC밀란(이탈리아)이었다. 5년 전 AC밀란에 패했던 아픈 기억도 깨끗하게 되갚았다.

박지성은 11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벌어진 2009∼2010 유럽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AC밀란과의 경기에서 후반 14분 쐐기골을 넣었다. 맨유가 2-0으로 앞서던 상황에서 박지성은 폴 스콜스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 슛으로 상대 왼쪽 골망을 흔들었다.

박지성은 골을 넣은 뒤 관중석을 향해 오른팔을 치켜올리며 한 차례 포효했다.

박지성의 올 시즌 두 번째 골이자 유럽 챔피언스리그 통산 3호골이었다. 박지성은 이날 풀타임을 뛰며 이탈리아 국가대표인 AC밀란 플레이메이커 안드레아 피를로의 동선도 꽁꽁 묶었다. 박지성은 팀 기여도, 개인 활약 두 가지 측면 모두에서 좋은 활약을 보였다. 이번 시즌 불규칙한 경기 출전과 이런 저런 부상 속에 맨유 핵심 선수 명단에 확실히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박지성은 큰 무대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퍼거슨 감독은 경기 뒤 2골을 넣은 루니와 박지성을 이날의 핵심 선수로 꼽으며 박지성을 칭찬했다.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이 지능적인 플레이를 했다. 중앙에서도 훌륭한 조절 능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맨유 소식지 ‘유나이티드 리뷰’는 ‘퍼거슨 감독이 박지성을 이적시킨다면 팬들의 반란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내용의 새로운 박지성 송을 거론하며 박지성 출전시 맨유의 높은 승률(지난해 12월 이후 13경기 가운데 11 경기 승리)을 소개했다.

맨유는 4대 0으로 완승했다. 루니가 전반 13분과 후반 1분 연속골을 넣었고, 대런 플레처가 박지성의 쐐기 득점 이후 한 골을 더 추가했다. 지난달 17일 AC밀란과의 16강 1차전에서 3대 2 승리를 거뒀던 맨유는 1·2차전 합계 스코어 7대 2로 넉넉하게 8강에 올랐다.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는 올랭피크 리옹(프랑스)과 1대 1로 비겨 1·2차전 합계 스코어 1대 2로 8강 진출이 좌절됐다.

이용훈 기자 co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