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출판] 북녘 동포 영·육 살리는 의료선교 외길… ‘생명을 살리는 왕진버스’
입력 2010-03-11 21:36
생명을 살리는 왕진버스/박세록 지음/두란노
“주님, 저들에게도 속히 와 주시옵소서. 동족에 대한 사랑 때문에, 주님이 맡겨주신 사명 때문에 오늘도 왕진버스는 달립니다.”
이 책은 국제 기독의료 NGO 샘복지재단(SAM) 대표 박세록(72) 장로의 자전적 에세이다. 그렇고 그런 성공담이나 라이프 스토리가 아닌, 북한을 20여 차례나 드나들며 동포를 가슴에 품은 진정한 인생 승리자의 이야기를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박 장로의 삶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그는 1966년 도미해 불임 전문 산부인과 병원을 개원해 많은 돈을 벌었다. 대학 교수가 됐다. 빌딩을 사고 골프장과 호수를 갖춘 그림 같은 집도 샀다.
하지만 점점 일과 세상 것에 대한 스트레스로 조그만 일에도 화를 냈다. 몸도 탈이 나기 시작했다. 결국 아내의 권유로 따라간 부흥회에서 하나님을 만났다. 아내의 기도가 응답되는 순간이었다. 하나님 사역을 하면서 세상에 찌든 그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 번졌다.
이후 인도에서 의료선교 활동을 한 것이 계기가 돼 89년 북한의 초청을 받아 외국 국적 의사로는 처음으로 북한에서 시술을 했다. 그러나 곧 북한 내부의 기류 변화로 평양 출입금지 명령을 받고 말았다. 서운한 것도 잠시, 주님은 또 다른 사역의 길을 열어 주셨다. 97년 샘의료복지재단을 결성, 압록강과 두만강 주변에 병원을 세우고 북한 주민의 생명을 살리는 일에 앞장서게 됐다.
현재 샘복지재단은 단둥 병원, 장백·우수리스크 진료소를 운영하고 있다. 조선족·고려인·탈북자들을 돕고 이들을 제자로 양육하고 있다. 북한 내 5000여 진료소에 수시로 의약품이 가득 담긴 ‘사랑의 왕진가방’을 보낸다. 또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열매)를 통해 마련된 ‘사랑의 왕진버스’를 통해 각종 진료를 벌이고 있다.
책을 읽다 보면 박 장로의 가슴 절절한 동포 사랑 이야기를 접한다. 독자들로 하여금 이 사역에 동참해 보고 싶다는 소망을 갖게 한다. 박 장로는 편안한 삶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말한다. “언제까지 북한 동포들을 돌보지 않을 텐가?”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